부서진 제삼부두의 어둠에, 중금속 산성비가 뚝뚝 내렸다. 독성의 비바람에 오래도록 노출된 콘트리트는 흡사 생쥐에게 갉힌 연근을 생각나게 한다. 그곳에 지금, 검게 물든 봉고차가 드리프트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봉고차는 특정 조폭패거리를 위해 봉사하는 층실한 다리인 것이다.



그리고, 풋볼의 패널티 킥을 방불케 하듯 가로 일렬로 이것을 기다리고 있던 자들이 있었다. 스킨헤드의 흑인 깡패들, 전부 열 명이다. 유니폼을 방불케 하는 스타디엄 점퍼에는, 한자로 주술 같이 「부산해적연합」의 은자수가 새겨졌다. 심상치 않은 날선 분위기가 봉고차를 맞이한다.



그들이 바로, 대머리 흑인만으로 구성된 조폭 패거리 「부산앞바다 해적연합」...... 제트스키에 몸을 싣고서 멸치 어선을 빠따로 덮치는 피도 눈물도 없는 흉악집단이다. 그들의 시선 아래에서, 봉고차는 엔진을 멈추고, 그 문을 일제히 열었다.



"......!" 흑인 조폭들은 숨을 삼켰다. 택시를 내린 네 명은 마치 네 쌍둥이 같이 똑같은 머리 스타일, 똑같은 이목구비, 똑같은 사이버 선글래스를 끼고, 똑같은 꽂무늬 셔츠를 입었으며, 똑같은 깔깔이를 입은 것이다. "뭐야? 복제 조폭 인가?" 리더 격의 흑인 조폭이 혼잣말을 했다.


...." 흑인 야쿠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친다. 안동제약이 탄생시킨, 동일 유전자를 가진 복제조폭..... 실용화되었다는 정보는 업계에 알려져 있었으나, 그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리더 격의 흑인조폭은 침을 뱉고 대담하게 입을 열었다. "시간을 지키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미덕 아닌가..~?"


"아,죄송합니다" 네 명의 복제 조폭은 일제히 90도 인사를 했다. "엉,그래~" "짜식들 예의바르구만." 흑인 조폭들도 인사에 응했다. 지금이라도 싸움이 시작될 것만 같은 분위기이지만, 예의작법은 중요하다. "......동태 가격이 올랐다니 무슨 일이야, 앙~~?"  흑인조폭 두목은 고개를 올리며 겁박했다.

"러시아산 동태 가격이 올라서.." 복제 조폭이 쌀쌀맞게 말했다. "이 바보가~~!!" 흑인조폭 두목이 육두문자를 내뱉었다. 무서움! "개새끼야~! 바보야! 멍텅구리야~! 말미잘아!" 무서움! 선량한 네오서울 시민이라면 오줌을 지렸으리라!


하지만, 네 명의 복제조폭은 동시에 어깨를 들썩이며 도전적으로 소리 없이 웃더니, 동시에 사이버 선글라스를 손가락으로 고쳐쓰고, 동시에 봉고차를 돌아보며, 동시에 말했다. """"스승님 오셨습니까!"""" 차내에는 운전수 외에도 한 사람 더 남아 있던 것이다. 나타난 것은 회색 슈트 차림의 깡마른 남자이다.


회색 슈트의 남자는 재빨리 인사를 했다. "에..당신이 스미스? 처음 뵙겠습니다. 화이어입니다." "스미스입니다." 흑인조폭 두목은 인사를 돌려주었다. "화이어? 킬킬킬~" 바보라도 된 것처럼 웃는다. "이름이 뭐 그리 촌스럽냐 임마~! 그 마스크는 뭔데~~?"


"농담이 아니예요, 스미스씨." 화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총회파는 농담 싫어합니다. 전 진지하다구요" "깔깔깔" 스미스가 모멸적으로 웃었다. 그가 턱짓으로 명령하자, 부하 중에서 가장 덩치 큰 흑인조폭이 앞으로 나섰다. 그 손에는 야구빠따를 쥐고 있다. "나도 농담은 싫어하거든."


"핫하-! 핫하아-!" 덩치 큰 흑인조폭은 위압적으로 곤봉을 휘둘렀다. 스미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야구선수 앤디의 홈런 맛 좀 봐라 임마~~~!!" 히죽히죽 웃었다. 화이어는 꿈쩍도 않는다. 앤디는 스윙을 거듭했다. 화이어의 얼굴 바로 옆에서 빠따를 딱 멈추었다. 풍압~!


"허이야~아뵤옷!" 또 스윙이다. 화이어의 얼굴 바로 옆에서 빠따를 딱 멈추었다. 풍압! 그러나 화이어는 미동도 없다. 복제조폭도 제지하지 않고,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흑인조폭들이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겁먹었다~!" "앤디 이 잔인한 놈!"

"아뵤뵤뵷! 끼요오옷~!" 또 스윙이다. 앤디는 빠따를 화이어의 얼굴 옆 "이얏-!" "아밧-!?" 흑인조폭들의 웃음이 얼어붙었다. "앤디?" 스미스가 나직였다. ......앤디의 머리는 누가 가져갔을까~~?


"......후우." 화이어는 숨을 내뱉었다. 그 오른발은 비스듬히 위로 똑바로 뻗어, 정지해 있다. 그는 한 발로 선 자세 그대로,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스미스를 노려보았다. "어엉?" 스미스가 눈을 꿈뻑였다. 머리를 잃은 앤디의 손에서 빠따가 떨어졌다. 그리고 샴페인을 방불케 하듯 선혈이 뿜어져 나오며, 대자로 나자빠졌다.


앤디?" 스미스가 다시 말했다. 대답 대신, 한 발로 선 자세 그대로인 화이어가 공중을 턱으로 가리켰다. 홈런볼를 방불케 하듯 밤하늘을 뱅뱅 돌며 날아가고 있는 것이 있다. 세상에 앤디의 머리통이다~! 앤디의 머리는 스미스의 발 아래로 낙하하더니, 데굴데굴 아스팔트를 굴러갔다.


"아..아.." 사태를 깨달은 스미스가, 벌벌 떨기 시작한다. 방금 망막에 새겨진 광경이 시간차로 기억에서 피드백된다. 발차기. 화이어의 발차기가... 앤디의 목을 날려버렸다. "총회파를..." 화이어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얕보면 이렇게 된다~. 알겠니???" "꺄아아아악!"


"이 나쁜 자식~~!!" 흑인조폭 중 한 사람이 격앙하여 머신건을 겨냥했다. "멍텅구리야, 그만......" 스미스는 황급히 멈추게 하려 했으나, 공포로 패닉을 일으킨 그는 화이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난사되는 총탄~!!! "우오오-!" 또 한 사람의 흑인조폭이 거기에 이어서 머신건을 들고 방아쇠를 당긴다~~!

"이얏~!" 화이어가 달린다. 총알이 맞지 않는다~! "왓더......" "이얏-!" 화이어가 난사 흑인조폭의 품으로 파고들더니, 복부에 가벼운 펀치를 찔러넣었다. "끄 아 악!" 난사 흑인조폭 몸이 난데없이 횃불을 방불케 하듯 불타오르는 것이 아닌가~! 사망! 하나님 부처님! 대체 이것은~~!?



"우오오-!" 또 한사람의 난사 흑인조폭 입에서 거품을 물며 머신건을 마구 쏜다! 그러나 총알은 도저히 닿지 않는다! 화이어가 파고든다! "이얏~!" "끄악, 으악~!?" 역시 몸통에 펀치를 받은 그 흑인조폭도 횃불을 방불케 하듯 불타올라 사망한다~! 할렐루야! "꺄아아아악!"



스미스는 실금하며 주저앉고는, 지면에 이마를 문댔다. 큰절이다! "닌자.....닌자~~!!" 스미스는 오줌지리고 큰절하며 헛소리를 방불케 하듯 같은 말을 반복했다. 때리니 불탔다...... 이런 곡예가 가능한 건 닌자 이외에 없다! 저것은, 닌자의 인법~~!! 다른 일곱 명도 스미스와 나란히 큰절을 했다!


"이것은 복종의 표시 인가?" 화이어는 스미스의 머리를 서슴없이 밟았다. "악! 죄송합니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잘 모를수도 있지.. 하지만 총회파 닌자는 구라가 아니라 실재로 있는 것이다. 너희들도 이제 잘 알겠지~~??"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형님" "네.."







일이 끝나고, 네 명의 클론조폭과 화이어는 고요히 봉고차에 탔다. "수고하셨습니다." 운전수는 건성으로 작게 말했다. "남산타워로 가라~!" 화이어가 뒷좌석에 등을 기대며, 엄숙하게 말했다. "네~~!!" 운전수는 건성으로 작게 말하고, 차를 발진시켰다.


"......" 화이어는 룸 미러에 비치는 모습을 의문스럽게 바라보았다. 운전수는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서는 담담히 핸들을 만지고있다. "저번주랑 다른듯 한데" 화이어가 말했다. "예. 영식이는 퇴직을 해서.." "그러냐." "예." 깜빡이를 켜고, 번화가로 핸들을 꺾는다.


"이 길이 아닌데~?" 화이어가 나무랐다. "멍텅구리 자식~~!" "죄송합니다." 운전수가 담담히 사죄했다. "그래도 괜찮아요." "뭐?" "목적지는 남산타워가 아니라..." 차내의 공기가 진흙처럼 탁해졌다. "뭐라고?" 화이어가 물었다. 운전수는 무감정하게 말했다. "지옥행 봉고차다~~!!"

룸 미러 너머로, 운전수의 두 눈이 화이어를 쏘아보았다. "무..무슨??" 「닌자」네온 간판이 던지는 빛이 모자 아래의 마스크를 빛나게 한다...... "닌자는 다 혼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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