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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US 전용 에피소드인 더 비스트 오브 유토피아의 내용 스포일러가 있사와요.

https://diehardtales.com/n/nf43727aaa17f?sub_rt=share_pw










한 7화까지는 이게 아마 제가 작업한 닌자 슬레이어 번역물 중에 제일 어두운 것 같다... 는 느낌이었는데 마지막에 이르니 역시 필그림 쪽이 더 어둡긴 했던 것 같네요.


마지막 장면 때문에 더 지독하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의외로 놀랄만큼 뒷맛이 개운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데스드레인이 탈리아에게 품은 감정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울고 있던, 웃기는 여자. 사실 더 비스트 오브 유토피아는 데스드레인이라는 캐릭터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탈리아라는 여자의 서글플 정도의 실패의 이야기기도 합니다. 사실상 자신이 만든 것이나 다름 없는 지옥에서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의 속죄를 하고 있는 인물이었죠. 


그런 일련의 이야기들을 보다보면 데스드레인이 가진 경향성 하나가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이 놈은 진짜 미친 놈이지만 소바 셰프에게 그랬고 어콜라이트에게 그랬고 시노리에게 그랬고 탈리아에게 그랬듯이, 인간의 선함에 대해서만큼은 뒤틀린, 비웃음에 가까운 따뜻함이 있어요.


종종 데스드레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인과응보가 주제인 이 닌자 슬레이어라는 작품 속에서 다크닌자와 함께 유이하게 인과응보를 받지 않고 있는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쩌면 이 뒤틀린 따뜻함이야말로 데스드레인의 인과응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너지는 세계, 혹은 자신이 무너뜨리는 세계를 비웃지만 선인에게 끌리고 보이지 않는 실망을 죽지도 못하고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는게...





이 이야기의 또 하나의 주인공 이야기도 좀 해보려고 합니다. 헥서입니다. 모터 오토모와의 만담으로 이 이야기의 얼마 안되는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고 있었나 싶었는데, 이 생지옥에서 가장 이성적인 닌자였습니다. 닌자다운 차가움이 분명 있고 그 스스로도 무감정하다 말하고 있지만 역시 마냥 그렇다고 보기는 힘든 인물이었죠.

거대한 노인의 정체에 대한 분노 등에서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시니컬하게 하이랜드를 보고 있으면서도 가장 인간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사히 살아남았으니 가능하면 다른 이야기에서 만나고 싶네요. 그때도 꼭 좀 모터 오토모와 함께 나와주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총독과 로열 코트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총독이라는 인물 자체가 소위 빅브라더로 대표되는 디스토피아의 지배자들이라는 캐릭터들과 선이 닿아있으면서도, 그 중심축은 결국 자신이 그린 이상이 아니라 아마쿠다리에게 빌려온 이상이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이상하게 그와 케루빔 쨩을 보고 있으면 아가멤논과 아르고스 생각이 납니다. (아마 본모가 의도한 구도일거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그나마 스스로 꿈을 꾼 아가멤논과는 다르게 결국 빌려온 것이라는 점에서 얼치기스러운 면이 더 짙게 나오지 않나 싶기도 ㅋㅋ





하지만 역시 이 작품에서 제일 잘 묘사하고 있는 건 엑스트라 모탈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특히 오타루=상은 그 분량이 정말 짧았음에도 이 작품을 되돌아보면 꼭 떠오를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에도 헥서에게 총을 겨누었던 모탈들, 마지막의 의족 남자 또한 이름조차 없는 인물들임에도 인상에 남는 모습이었습니다.


닌자 슬레이어 AoM S4가 이 부분이 좀 약했죠. 물론 요우나시 같은 인상적인 엑스트라 모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 S3이나 트릴로지 3부작에 비하면 조금 모자랐습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냥꾼과의 싸움이 이어지는 초 한계 배틀이었으니 이해는 됩니다. 오히려 본편이 그러니까 프리시즌4에서 모탈들에 대한 묘사에 힘을 줬나 싶은 생각도 이 글을 쓰다보니 좀 드는군요.




적다보니 작품 감상이라기보다는 인물 감상에 가까워져버린 것 같은데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 싶기는 합니다. 사실 이야기 구조 자체는 4화를 넘어가면 대충 예상이 서는 면이 있어요. 이 현세의 지옥 하이랜드를 데스드레인이 개박살을 내겠구나. 그것을 좋은 캐릭터와 은근한 캐릭터들의 태도로 한층 더 인상깊게 만듭니다. 거기에 이야기적인 놀라움은 사실 크지는 않습니다. (그런건 필그림 다크워터가 지독하게 잘했었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닌자 슬레이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절대 시간이 아깝지 않을 거라 보고요.




세줄요약

1. 지독한 이야기지만 뒷맛은 또 꽤 개운함

2. 데스드레인 이 새기 마냥 미친 놈 같은데 좀 기묘한 따뜻함 같은게 좀 묻어남

3. 인물들도 매력있어서 한번쯤 읽어보셔도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