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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암흑 메갈로시티. 빗물과 함께 간판의 네온 빛깔이 일렁이고 도시 위로 우뚝 솓은 거대한 지구라트. 네오 사이타마의 아트모스피어가 어디서 왔는진 영화 시작 5분 만에 알 수 있었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각박하지만 시민들의 정이 얽혀 쌓인 삶이 그려진 네오 사이타마와 달리, 철저히 데커드와 레플리칸트의 서사에 집중한 블레이드 러너는 우중충함과 암울함이 몇 배는 더 높았다. 제트 야마가타도 이런 도시에 살았다면 아마 올드가메 스트리트엔 돌아가지 않았을 듯. 레플리칸트를 군중 사이로 숨기기 위해 노골적으로 많은 대중이 등장한 씬을 뺴면 거리는 휑했고 공허해서 더욱 이렇게 느꼈던 것 같다.
2. 레플리칸트 = 4년 시한부의 모탈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클론 야쿠자와는 솔직히 너무 달랐다고 해야할까? 클론 야쿠자는 철저히 명령에 따르는 기계적인 유기물의 느낌이 강하지만 레플리칸트는 훨씬 인간적이었던 느낌. "인간보다 인간다운"을 모토로 삼던 타이렐 회장의 말대로 신세대 레플리칸트들은 "도대체 무엇이 그들과 인간을 구분할까"라는 인상을 자아냈고, 로이 베티의 여러 행적들은 이런 궁금증을 해소시키지도 못한 채 머릿속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클론 야쿠자 샤드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3. 닌자 슬레이어의 세계관 속에 바이오 생물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전까진 바이오 참치, 곰 정도가 네오 사이타마에 있는거구나, 싶었지만 영화에서 등장하는 부엉이, 뱀, 그리고 소설 속 양까지 바이오라고 하니 본 헤즈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가닉 애니멀은 근미래 사이버 펑크 세계관에선 극도로 희소한 부류라는 것을 피부로 꺠달았다. 겐도소 센세이의 마차를 끌던 소들은 어중간한 산시타 정도는 밟아 죽일 스펙인데 아마 오가닉이겠지?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오가닉 참치 하나 얻어오겠다고 츠키지까지 처들어간 후지키도가 이해가 간다.
4. 로이는 실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죽은 동료를 애도하고, 실린더 속 끓는 물과 계란처럼 분노에 삼켜져 창조주를 죽이는 모습을 보면... 마지막에 데커드가 떨어지는 것을 잡아 올려주고 내뱉는 몇 마디의 장면은 정말 놀라울 지경. 「디스트로이 더 쇼기 바스타드」에서 카지노가 풍비박살 나는 와중에도 딜러 역을 맡은 클론 야쿠자가 떠올랐다. 처음엔 데커드에게 몰입했지만 후반부엔 공포스런 분위기 속에서도 어째서인지 로이에게 빠져들었으니 말 다했다. 영혼이라는게 있다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닌자와 마찬가지로. 아마 로이의 영혼은 킨카쿠 템플에 안치될 영광을 거머쥐었을 것이다.
5. 그윽하게 영화를 보는 와중에도 "그러니까 이런 세상에 닌자가 있다는거네"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내 자신이 싫었다. 모탈 뿐인 블레이드 러너의 세계관이 그리는 무거운 아트모스피어 속에서도, 이런 분위기보다 더 무겁고, 무섭고, DNA 단위로 새겨진 공포스런 닌자가 영화 어딘가엔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닌자 슬레이어를 다시 보게 된 느낌이다. 후지키도의 여정에 익숙해지니 닌자는 흔하고, 개중에 산시타는 ㅈ밥이다,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 착각이었던 것이다. 로이 같은 레플리칸트는 새끼손가락만으로 조져버릴 수 있는 존재가 도시 속 그림자에 숨어 있다면 얼마나 무서운 일이란 말인가.
블레이드 러너는 닌자 슬레이어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훌륭한 작품이었고, 굳이 닌자 슬레이어를 엮지 않더라도 한 편의 영화로서 정말 그윽했사와요. 영화의 주제나 시사점을 더 깊이 쓰고 싶었지만 거하게 취한 지금의 지능지수로는 어림도 없기에 시청 내내 느낀 감동과 즐거움을 간직하며 글을 마치는. 원래도 닌자 슬레이어를 좋아했지만 덕분에 앞으로는 더더욱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합니다.
잘 읽었사와요. 재밌게 감상하셨다니 실제 다행인! 후속작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여유가 되면 감상해보시길
아마 빠르면 당장 내일이라도 2049를 볼까도 생각 중이와요 ㅋㅋㅋㅋ 여운이 많이 남기도 하고 2049의 AI 여친 역을 맡은 배우는 본 헤즈의 페이버릿이기도 한
안 보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다... 닌자 헤즈들에겐 더없이 추천해 마지않는 작품이었사와요
저도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실제 보려고 어디서 결제하나도 살폈지만 아직도 미루고 있사와요... 조만간에 꼭 ㅜㅜ
알려주신 네이버 시리즈온을 몰랐으면 계속 못 보고 있었을 것이와요 실제 감사드리는! 기회가 되실 때 보시면 후회없을 것이와요
레플리칸트와 클론야쿠자 설정이 마음에 든다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라는 전자오락도 추천드리와요 분명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나올 것인
그런 게임은 직접 선택지 고르는 재미라던데 지금은 플레이할 수 없어서 찜밖엔 못하는 것이다 어흐흑
게임 추천은 실제 아리가또 정 안되면 리뷰로라도 맛봐야겠사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