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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이것이 닌자 슬레이어 TRPG 공식 스타터 시나리오 3번 닌자의 자택의 맵 구조이다. 1번 거실, 2번 침실, 3번 욕실, 4번 타타미로 바닥이 되어있는 미니 도죠, 5번 화장실, 6번 테라스다. 일본 맨션(한국의 아파트)의 일반적인 구조인 LDK에서 부엌/식당이 빠져있는 형태를 하고 있는데, 원래라면 4번, 미니 도죠의 위치가 부엌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일본은 바닥 난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욕실과 화장실과 주방을 최대한 붙여서 설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공간의 넓이가 큰 것도, 주방 겸 식당이었던 공간이었을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카기 타나카의 자택에서 식사와 관련된 것은 거실 한쪽의 냉장고밖에 없다. 분명 마트에서 판매하는 팩드 스시나 딜리버리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아마도 전자였을 것이다. 밖에서 사먹거나, 사서 왔을 것이다. 배달을 시킬정도로 부주의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세탁을 하러 세탁방에 갔듯이, 식사를 하기 위해 나가는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주방은 삶과 관련된 장소이다. 식사는 인간의 삶에서 필수불가결한 행위이다. 인간은 식사를 통해 많은 즐거움을 얻는다. 그러나 카기 타나카는 그것을 위한 공간을 없앴다. 이것은 카기 타나카를 집어삼킨 삶의 공허함과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주방은 카기 타나카에게 있어서 필요 없는 공간이었다. 후순위다. 없애도 좋다.


  그럼 반대로 주방 대신 만든 도죠는 카기 타나카에게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있던 것을 없애가면서 까지 만든 것이니까. 그리고 그곳은 무도를 위한 공간이다. 여기서 시간을 잠시 과거로 감아보자.


  카기 타나카는 닌자가 된 이후 도죠에서 뛰쳐나갔다. 더 이상 수련 따위 무의미하다. 자신은 닌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한 그였지만, 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카타나를.


  카기 타나카는 그런 남자다. 그가 삶을 내던지듯이 살아가게 된 이유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 무도에 대한 것이, 닌자가 되어버림으로서 엉망진창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아직 그의 깊은 곳에 남아있던 무도에 대한 집착만이 그가 여전히 살아숨쉬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삶이 끝나가던 때에, 그에게 무도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삶의 응어리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된 것이다. 바로 야모토 코키와의 만남이었다. 카라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애송이. 야모토를 가르치고, 야모토가 서드아이를 이겨내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카기 타나카는 닌자가 아니라, 무도가로서의 시간을 되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