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이 접수되었다고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되는 건가. 이렇게 말하면 2차 가해라고 하고, 히틀러도 n번방 관련 인물 몇몇도 재판으로 나온 게 없으니까 죄가 없는 것냐고 하는데 일단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맞는 것 아닌가. 법정에서의 원칙은 무죄추정이더라도 개개인이 자신이 생각한 개연성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 이것에 대해 말하자면, 성추행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고 말하는 것이나 일부 조작일수도 있지 않느냐고 묻는 것은 똑같은 위상 아니냐. 어느 쪽이든 우리는 사실을 모르잖아. 그냥 개개인이 정도를 가지고 억측할 뿐이지. 


 위의 예처럼 고소장이 접수되었을 때, "야발갑 저 위선적인 놈" 하는 사람도 있는 거고 "판결이 나온 것이나 여타 조사가 이루어진 것도 없는데 조작가능성도 생각해봐야 되지 않냐"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공소권이 없어져서 이에 대해 재판 같은 것은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만약 재판이 진행이 돼서 판결이 유죄로 나오면 "역시 해명도 안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아 저거 증거 조작해서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판결이 나왔네"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판결이 무죄로 나오면 "판사가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해서 무죄로 나왔다"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아 역시 성추행 의혹은 조작이었고 이에 엮여서 어떤 압력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 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더군다나 위의 재판이 진행되었을 때를 가정한 예처럼 판결과 같은 것도 아닌 아직은 진위여부를 잘 모르는 혐의를 가지고 기정사실화해서 다른 의혹을 제기하면 2차 가해니 뭐니 하는데, 아직 이렇다 밝혀진 것이 없지만 고소장 접수라는 사실만을 가지고 단정해버리는 것이나, 넷상에서 접한 정치권의 상황이나 그린벨트 등 부동산 관련 음모론, 서체 대조 시 의문점, cctv 대조 시 의문점, 실종수사에서의 의문점 등을 가지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나 둘 다 근거가 부족하지만 각자 자신이 생각한 개연성을 가지고 판단한 거잖아?


 근데 그걸 가지고 의혹을 제기하면 2차 가해라느니, 피해자 생각을 좀 하라느니 하는 것은 나와 다른 생각을 너무 존중하지 않는 것 아닌가? 아니면 반대로 생각해서 성추행 혐의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고소장도 나왔고 그걸 해명하거나 재판을 받거나 할 생각도 없이 도망쳤잖아. 그러니까 정황상 혐의는 사실이라고 보이고, 때문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피해자를 더 힘들기 때문에 자중해야 해"라고 하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입장은 나와 다른 생각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생각한 개연성은 뭔가 다른 압력이 있다거나 성추행 혐의가 조작된 것이거나 해서 사태가 발생한 것일 수도 있지 않냐는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