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사람이 자식낳아 기르는건 물론이거니와 애완동물 입양해서 중성화시키고 좁은 곳에 가두고 사료 먹이는게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요즘은 사는게 너무 괴롭고 우울해서 뭐라도 하고싶은데 차마 양심상 동물을 기를 수는 없어서 식물을 길러볼까하는데
생각 해 보면 식물을 기르는 행위 또한 어디까지나 내 욕심 때문에 식물한테 존나 잔인한 짓 하는거 같거든
순전히 내 욕심때문에 땅에서 자랐으면 마음껏 광합성하고, 내키는대로 뿌리 내렸을 식물이
좁디 좁은 화분 속에서 뿌리 하나 못 뻗고, 제대로 햇볕조차 못 받고 꽃을 피워내기 위해 몸통을 잘라내고 한다는게 참...
애써 변명하자면 식물은 동물과 달리 고통을 느끼지 못하거나
고통에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한다 하더라도 이를 괴로운 것이라고 인식 할 고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논리라면 뇌사상태인 사람에 대해서는 타인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논리가 되어버리니
식물은 그나마 괜찮지. 식물이 동물이나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거나 감정이 있는건 아니니까
뇌사 상태는 결국 죽은거나 다름없으니 이론적 실재적으론 무생물과 같아서 뭔짓을 해도 상관은 없다. 살아있는 사람한테나 영향이 있는거지 정작 죽은 당사자는 거기(육체)에 없어서 뭘 알거나 느낄것도 없음
나도 동물 중성화 시키는 인간 보면서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인데, 식물 키우는 건 괜찮다고 봐.
의학적으로 뇌사는 그냥 죽은 것이다. 뇌사에서 부활한다는 것은 뇌사 판정이 오진이었다는 뜻. 회복 가망이 없다면 아무리 체온이 남아 있어도 사실 시체다. 그럼에도 시체 대우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그 시체와 관계된 자들의 문제, 계약주의적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암세포도 생명이다. 생명이냐 마냐는 딱히 중하지 않다. 오직 감수성이 존재하느냐만이 중요하다. 꼭 식물이 시체보다 못할 게 있겠는가? 식물도, 하다못해 돌탑이나 눈사람이더라도 최대한 위하는 태도는 도덕적으로 안전하고 좋을 것이다.
결국 도덕적 지위의 문제다. 다 커서 고통 느끼고 눈물도 흘리는 동물이 그러지 못하는 인간 태아보다 중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식물보다는 감수 능력이 있는 동물이 중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