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쾌락은 좋고 고통은 나쁘며, 따라서 고통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2.
타인에게 미리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고통을 끼치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악하다.
3.
우리는 비록 존재하지 않는 미래 세대에게도 도덕적 책임을 가져야 하고, 또 이미 가지고 있다.
4.
고통 없는 삶을 만드는 건 매우 힘들다.
5.
사실과 당위는 다르다.
이 다섯 개의 명제들에 모두 동의하는 순간 논리적으로 반출생주의를 부정하기가 많이 어려워짐. 그렇다고 저 명제들을 부정하자니 명제 자체는 모두 하나하나 다 직관적이고 명쾌하고 상식적이다 보니 부정하는 순간 골치 아픈 도덕적 딜레마가 또 생김. 아니면 아예 기존의 도덕, 또는 도덕 자체를 부정하거나 도덕의 틀 자체를 벗어나서 논해야 하는데, 그건 또 그거대로 많은 문제를 만듦. 이런 점에서 난 반출생주의가 맞냐 틀리냐를 떠나서 참 흥미롭고 매력적인 철학이라고 생각함. 상식적이고 직관적인 명제들 몇 개로 가장 비직관적이고 비상식적이며 불온한 결론을 도출하는 역설을 내포하고 있으니 말이야.
불온X 현실직시O
사회의 통념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불온하다는 거임. 독재정권 치하에서 독재자를 규탄하는 게 불온한 것처럼. 그리고 난 개인적으로 불온한 것이 나쁘다고 보지 않음. 난 아예 더 나아가서 철학의 책무이자 덕목 중 하나가 반역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반출생주의가 매력적이라는 거임.
설사 나중에 반출생주의가 틀렸다는 것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밝혀지기 전까지 반출생주의가 그 어떤 철학사조보다도 사회의 통념을 맹렬하게 공격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만족할 수 있음.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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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역설적이라는 생각은 안드는데 합리적 결론이라고 생각함
역설과 합리는 대치되는 말이 아님. 합리와 대치되는 단어는 모순임. 오히려 많은 철학적 개념들이 따지고 보면 되게 역설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난 생각함.
반출생주의가 비직관적이고 비상식적인 불온한 결론을 도출하는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서 말한거임
아, 사회 주류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임. 내 관점이 아니라.
현 사회 기준에선 그렇게 보이긴 하지
현 사회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식의 철학은 별로 없었음. 있어도 주로 염세주의, 허무주의의 연장선에서 논의되다보니 그 전제부터가 불온한 경우가 많았음. 하지만 베너타식 반출생주의일 경우 전제 자체는 매우 온당하다보니 그런 역설이 생긴거지.
뭐 그렇겠지. 현 사회라고 한건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말한거
내 논리와 지식으론 반출생주의보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상은 아직 찾지 못했음
과거에는 피임이 불가능에 가까우니까 없었지 현대엔 인간의 성욕도 풀면서 충분히 실천가능한 철학임
번식욕이 성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긴 하나 그럼에도 번식욕은 성욕과 다름. 그렇기에 평생 애를 낳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보단 쉬워졌을지언정 동시에 마냥 쉽지도 않음.
막말로 원래는 애 안 낳고 딩크족 하기로 한 부부라도 어느 날 갑자기 한 쪽이 마음이 바뀌에서 애를 너무 낳고 싶다고 막 조를 때 이걸 단호하게 쳐낼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음. 특히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클수록.
연애만 하고 살거나, 아싸리 아예 평생 솔로만 산다면 모르겠지만, 사람의 욕망이라는 게 근본적으로 잘 미끄러지는지라, 일단 연애를 하고 싶다, 사랑을 하고 싶다 라는 욕망이 싹트는 순간 어느새 번식욕까지 가버릴 수 있음.
난 그래서 출생은 분명 도덕적으로 잘못이나, 여러 경우들에서 참작되거나 면책될 수 있다고 봄.
출생은 반출생주의에서는 어떤이유든 면책될수없는 해악임 출산은 상대가 조른다해서 들어주는 문제가 아님 그래서 결혼전에 미리 상의를 해야됨 몰상식한 인간들이나 누가 졸랐다고 별생각없이 낳는거임
세상에 원천적으로 면책되는 게 불가능한 죄가 있던가? 적어도 난 없다고 봄. 그리고 난 인간의 존재를 꽤나 비관적으로 봐서, 인간이 욕망을 벗어나서 사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생각함.
애를 낳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번식욕과 상대방에 대한 사랑보다 더 큰 사람이 아닌 이상, 단순히 이성적으로 반출생주의가 옳다고 판단해서 애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은 막상 그 상황에 닥쳤을 때 생각보다 흔들리지 않기 어려움.
육식에도 난 비슷한 스탠스라, 배양육이 완전히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육식은 분명 도덕적으로 잘못이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 어느정도 정상참작되고 면책될 수 있다고 봄.
물론 모든 죄가 그렀듯 출생일 경우 단순히 욕망 때문에 했으니 면책이다 이러기는 어려움. 분명 여러 조건과 기준을 만족해야 할 거임. 그리고 그건 반출생주의자들마다 다 다를 거라 내가 여기서 더 왈가왈부하긴 어렵지만, 난 그 기준에 '자식이 진심으로 부모를 사랑함.'과 '자식이 행복하게 삶.' 이 두 개를 넣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