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무에서 창조되는게 아니다. 우리가 먹은 다른 생물체의 피와 살로 구성되고 있다.

설령 아무 존재에게 위해를 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다른 생물의 살이나 부산물을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의 경우는 다른 생물에게 위해를 끼치는 규모가 다른 동물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지며, 지금도 수 많은 생물들이 인간의 식사를 위해 실시간으로 도축되고 있다.

도축을 하는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결국 고기를 섭취한 시점에서 도축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공범이 된다.

태어난 순간부터 다른 존재에게 죄를 짓기가 너무 쉽다. 우리가 그걸 인지하지도 못한 시점부터.

결국 우리는 우리 의지가 아니라 부모의 의지에 의해 세상에 내던져졌지만, 의도하지 않더라도 다른 존재에게 위해를 끼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태어날 아이가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게 필연이라면, 낳지 않음으로써 그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난 이보다 더 나은 방안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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