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갤에서 추천받고 와봤는데 생각보다 다툼도 있고 사람도 많아 보이지만 그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위안이 됨. 내가 반출생주의가 된 내력을 간단히 말해볼게.
아주 어렸을 때는 학습된 긍정충이었고 이 세상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곳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음. 불행하다는 사람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왜 있는 건지도 이해가 안 됐음.
근데 사춘기 무렵에 학교에서 왕따가 되었고 점점 심해져서 학교 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아는 지경까지 갔음. 모르는 애들도 뒤에서 킥킥대고 내 이름이 담벼락에 써있고 대놓고 멸시하고 놀리고 선생들도 한심하게 여겼어. 아주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도 그 누구도 돕지 않고 내가 아는 체 할까 외면했음. 3년 가까이 그랬는데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배신감과 피해의식에 매일 시달렸어. 이 세상은 그런 곳이었구나, 내가 잘 몰랐던 거구나.. 하고 .. 이때부터는 나는 누구도 믿지 못했고 인간에 대한 회의에 물들게 된 것 같음.
이후에는 내게 조금이라도 고통이 되는 것 같다 싶으면 무조건 버리고 도망치면서 살았음. 그런 결과로 아직 자리는 못 잡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고통스럽진 않은 상태임. 근데 한 번 이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곳임을 처절하게 인식하고 나니 점점 눈에 들어오는 거야.
이 세상은 정말 지옥임. 사람들도 사회도 지저분하고 더럽지. 타인을 비난하고 짓밟지 못해서 악다구니를 씀. 누구에게도 피해 주지 않고 선하게 산다는 사람들도 결국 누군가가 망치로 머리를 으깨서 죽인 돼지고기를 먹고 삶. 그 돼지는 고기로 죽을 걸 알고도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했을까?
과학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생명이 존재하는 이유는 dna가 스스로를 복제하고자 했기 때문이라 함. 생명 하나하나는 dna를 운반하는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그 말은, 내가 세상에서 태어나서 온갖 고통을 겪고 더러운 꼴을 보는 게 신의 뜻도 아니고 숭고한 사명이 있어서도 아니고.. 아무런 가치를 모르겠는 역할(번식)을 수행하기 위해서란 거임.
나는 내가 태어난 이유란 걸 도저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음. 그런데도 운 나쁘게 탄생되는 바람에 죽는 순간까지 고통을 견디며 무의미하게 삶을 이어나가야 함. 이 모든 게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고 허무한데도 스스로의 의지로 먼저 세상을 버리는 건 무서움. 분명히 기술이 충분히 발달했는데도 고통 없는 방식을 선택할 선택권이 내게 주어지지 않으니까. (개인적으론 다른 사람들이 그래도 사는 게 훨씬 좋은 거야! 죽는 건 안 돼! 이렇게 소리지르는 게 웃김. 나를 북돋아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자신한테 큰소리 치는 것 같아서) 그러니 애초에 나란 존재가 없었으면 좋았을텐디. 하고 간절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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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처음부터 우리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며, 부모의 의지로 인해 비롯되었다. 마광수 교수도 그랬듯이, 이는 부모의 '낳은 죄'라 할 수 있을 것.
엄밀히 말해선 부모의 의지도 아니지. 부모도 dna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거든
눈을 떴구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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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뜨고여기로왔구나반갑다이기야
어린나이에 넘 고생많았네
저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40대남성이 된 지금까지 이런 세상에 자식을 출산하기 싫었습니다. 앞으로도 그 생각은 변함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