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이 


태어날 당사자에게 동의를 얻지도 않고 출산을 한 행위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하고 있읍니다


왜냐하면 내 동의를 받지 않았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의식의 흐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내 동의를 받지 않음 -> 동의를 받지 않고 하는 행동은 비도덕적임 ->그러므로 출생은 비도덕적임 -> 따라서 반출생주의가 옳음





이 의식의 흐름은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동의라고 하는 것은 동의를 할 수 있거나 아니면 비동의를 할 수 있는 행위자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딱 떨어지게 동의나 비동의를 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묵시적인 동의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묵시적인 동의는 상호 간에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다툼이 있을 경우 최대한 피동의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응급처치를 예로 들 경우

심한 부상을 당했거나 의식이 불명인 사람은 누구나 응급처치를 원할 것이라는 묵시적 동의가 있기 때문에

의식불명의 사람에게도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그 묵시적 동의의 근거는 응급처치가 애초에 피동의자에게 유리한 행위이기 때문인데요


이를테면 의식을 잃은 상태라 동의를 못 구한다고 해서 그 당사자에게 헌혈이나 혹은 강간을 할 수는 없겠죠

헌혈은 나의 피를 다른사람에게 기증하는 행위인데 그것이 나에게 유리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명시적 동의와 묵시적 동의를 생각해야 하는데


세상을 살다 보면 명시적 동의와 묵시적 동의를 둘 다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되게 됩니다


이를테면 '이집트 미라 전시 문제' 를 예로 들어 보겠읍니다




저는 이집트에서 미라를 발견했고 이를 박물관에 무료로 기증하여 전시하고자 합니다

박물관에 물건을 전시하는 것과는 다르게 '미라'는 죽은 사람이기 때문에 동의도 하지 않고 전시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미라에게 어떤 명시적 동의나 묵시적 동의를 구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라를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은 어떤 도덕적인 결함이 있읍니까?




....





이런 경우에 있어서 위에도 적었지만

'동의' 라는 개념 자체가 동의를 할 수 있거나 아니면 비동의를 할 수 있는 행위자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적은 바 있읍니다


그러나 미라는 죽고 없는 상태이고

나는 그 미라에게 어떠한 동의도 구할 수도 없고 또 동의를 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명시적 동의, 묵시적 동의 포함)


이를테면 그 미라는 살아 생전에 미라가 되기를 전혀 희망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죽고 나니 누군가가 그냥 미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런 경우 분명히 내가 죽고 나서 행위자로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묵시적인 동의로 인해 그 동의가 침해되는 사례이지만

나는 그러한 묵시적 동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포함)




이렇게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나 동의나 비동의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명확한 경우에는 더 이상 동의 여부가 도덕적으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동의 여부가 도덕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미라를 전시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미라 전시를 반대하고자 하는 근거를 말할 때

그 미라가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그 미라를 전시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합의하고 동의하는 것을 그냥 옮겨 적은 것 뿐인데요










그러므로 앞의 의식의 흐름을 되돌아 보면



내 동의를 받지 않음 -> 동의를 받지 않고 하는 행동은 비도덕적임 ->그러므로 출생은 비도덕적임 -> 따라서 반출생주의가 옳음



이게 아니라


내 동의를 받지 않음 ->


명시적, 그리고 특히 (묵시적 동의)를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행동이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으로만은 비도덕적이라고 말 할 수 없음 ->


->그러므로 출생은 위와 같은 이유로 비도덕적이라고 볼 수 없음




이 정확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출생 그 자체의 행위가 도덕적인지 비도덕적인지 따져볼 수는 있겠습니다만

나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출생이 비도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읍니다


왜냐하면 나의 출생은 나 스스로에게, 혹은 타인에게 어떠한 명시적 , 묵시적 동의나 비동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