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존재'란 뭘 가리키는 것인가?
안 태어나면, 당연히 뭐 아무것도 없다.
그럼 반출생주의에서 말하는 '비존재'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사람 A가 존재하는 <사태 1>
A가 애초에 안 태어나서 존재하지 않는 <사태 2>
이 둘 중에 <사태 2>가 'A'에게 더 낫다고 할 때,
그 <사태 2>를 가리켜 '비존재'라고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이게 이상해 보일 수 있다.
<사태 2>에서는 A가 애초에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그 사태가 A에게 좋다는 것인가?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좀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것이 매우 매우 상식적인 판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미친 과학자가 태어나서 1년동안 오직 불에 타는 고통만을 겪다가 죽는 인간을 탄생시키는 기계를 작동시키려고 할 때,
우리는 당연히 그를 제지해야 한다.
이 때, "야, 그 기계를 애초에 작동 안 시키면 아무도 안 태어나는데 그럼 그 제지 행위는 누구를 위한 행위야?"
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 기계가 작동되었다면 태어났을 어떤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우리는
A가 태어나게 된 사태인 <사태 1>과
A가 애초에 태어나지도 않은 사태인 <사태 2>를
A의 이익에 기초해서 얼마든지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2) 고통의 크기보다 쾌락의 크기가 더 크면 아이를 낳아도 되나?
출산이 A에게 이익이 되는지 판단을 내릴 때,
<A가 만약 태어난다면 그에게 존재할 쾌락의 크기>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
물론 고통의 크기는 고려사항이 되지만 말이다.
이게 바로 베너타 반출생주의의 핵심인 '비대칭성'이다.
왜 이 비대칭성이 성립하는지 알고 싶다면,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를 읽어보거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513886
어버이날을 뒤로 하며 꼭 읽어봐야 할 책 추천.여기서 반어법적 농담을 하려는 의도는 눈꼽만큼도 없다.적잖은 사람들이 부모의 학대 또는 그에 준하는 부모의 빈곤, 무관심, 무지 속에서 자라나'효도'할 맘이 별로 들지 않으면서도한편으로gall.dcinside.com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obirth&no=4595
효도할 의무는없다.부모가 자식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세상의 빛을 보게 만든 것, 즉, 태어나게 한 것은 전혀 은혜로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지대한 해악을 끼친 짓이다. 먹고 자고 입고, 기쁨과 쾌락을 느끼는 것은 애초에 안 태어나서 그 모든 좋음들이 부재한 사태gall.dcinside.com이거라도 읽어봐라.
(3) 반출생주의의 현실적 문제?
반출생주의는
사람(또는 유정적 존재)을 존재케 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라는
<주장, 견해, 이론>이다.
반출생주의(anti-natalism)에서 -주의(-ism)는
<사회, 정치적 목적 따위를 위해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행하는 운동>, 즉, 캠페인 따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냥, <체계화된 이론, 학설>을 의미하는 거다.
즉, 반출생주의는 인류 멸종을 목적으로 하는 캠페인 운동이 아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인류 멸종이 어렵다고 해서
반출생주의라는 이론이 틀린 이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인류의 99%가 리만 기하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리만 기하학이 틀린 이론이 되는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리고
반출생주의가 옳다면,
아이를 낳는 행위는
그 아이에게 거대한 해악을 끼치는 행위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그만큼 거대한 해악을 끼치는 행위는
당연히 부도덕한 행위인 것이다.
설사 그 자신의 이익이 매우 중대한 것이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그냥 건강검진 받으러 병원에 온 건강한 길동이를 냅다 해부해서
그 장기를 꺼내 중환자실의 환자들에게 이식하면 5명을 살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냥 건강검진 받으러 온 길동이를 해부해서는 안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국방을 위한 수단으로 아이를 낳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개추
좋은 글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