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J이고.. 난 부모에게 과잉보호를 받았음.


물질적으로 부족해본 적이 없었고 사랑도 듬뿍 받았음.


흔히 과잉보호 부모라면 떠올리는 과한 통제나 간섭도 심하진 않았음.


문제는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나의 모든 것을 대신 해줬음..


내가 애기 때.. 적응이 느린 편이었다고 들었는데


엄마가 산후 우울증도 좀 있었고 내가 스스로 극복하기를 기다려주지않고 대신 해주기 시작했던거야..


그래서 어릴 때부터 내 한계 극복을 해오면서 느끼게 되는 성취감 자신감 자기확신이 결여된 채, 의지도 성장하지 않은 채 나약하게 자랐음.


이런 양육방식에다가 하필이면 내가 타고난 기질이


소심하고 순종적이고 표현을 못하는 말 없는 유형이었음.
위축되어 살기 딱 좋은 유형이었지..


이게 최악의 시너지를 내서


ㅈㄴ희미한 자아, 순종적이고 수동적, 약한 의지, 무기력, 소심함

이란 결과가 나옴.


웃긴건 고1 시절까진 수면 위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어.


자존감도 높았고 (어차피 성인이되면 무너질 자존감이었지만)


또래에 비해 공부도 잘했음. 하라는거 군말 없이 성실하게 해왔고 책임감도 강했었음. 사교성도 심각하게 부족하진 않았음.


전형적인 ISTJ의 장단점을 가진 애였어. 보수적이고 단순하고 틀에 박혀있고 시야가 좁았지만 현실에 충실했고 성실했음.


그러던중 하던 공부에서 뭔가 크게 막히고 능동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상황이 왔음..


수학 학원을 다니다가 옮기게됐는데 예습이 안되어있어서
진도가 안맞았음.


내가 독학을 해서 따라가든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학원을 옮겨달라하든 능동적인 행동이 필요했던거지.


그런데ㅋㅋ 수동적이고 나약했던 나는 그 문제조차 해결할 수 없었음.


부모에게 표현은 못하겠고, 능동적으로 독학도 못하겠고,
병신같이 혼자 앓다가 현실도피를 해버림ㅋㅋ 고작 그것때문에ㅋㅋ


그게 시작이었고 2016년이었음.


그렇게 현실도피를 해온게 10년을 향해감. 이제 27살임.


현실을 마주하기 두려우니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끊었던 롤으로 도피하고 겜창으로 살아왔음.


대학을 가고싶은 생각도 안들었고 필요성도 못느꼈고 억지로 대학을 갔다가 자퇴함.


나는... 내 인생을 단 한 순간도 주도적으로, 나답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아본 적이 없다.

그나마 꼽자면 '게임으로 도피하려는 선택'이 유일한거같아.


나에게 자기애도, 나를 꾸미고 가꿔볼 생각도 욕구도 없었어.


정서적 사춘기도 안왔었어.


정체성 혼란을 겪어본 적이 없었어.


그래서 억울할 수밖에 없는거같아...


첨에 말한대로 내 환경은 어지간한 성격의 아이라면 정말 유복하게 잘나게 살기 좋은 환경이겠지..


근데 나에게는 그렇지않은 환경이었던거같다.


자아가 생기지 않았으니 내가 의식하고 비틀어볼 생각도 할 수 없었어.


전형적인 흑수저환경에서 자라 제멋대로인 양아치로 산다고해도


그래도 그건 지 꼴리는데로 살아볼수라도 있는거잖아...


내가 내 인생의 주체가 되어보지도 못하는 삶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이건 그냥 팔자 좋은 애완동물에 불과한거 아니냐..


하.... 가장 큰 문제는.. 늦었지만 지금 조차도. 아직도.


자아정체성 확립이 안되고있다.


내가 느끼는 감정도 잘 모르겠고, 날 그냥 모르겠어.


초자아만 강하게 발달해서 객관화는 존나게 잘되는데ㅋㅋ...


그러니 동기부여랄 것도 없고, 의욕도 없고, 뭘 하려고해도


의지가 함양되어 오질 않아서 금방 포기함의 연속이다..



염치없게 들리겠지만 이렇게 살거란걸 알았으면


조금은 부족하게 강하게 키워줬으면 하는 원망이 계속 든다.


결국 자식이 독립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게끔 해줘야하는데


부모님은 그걸 인지하지 못하셨다. 날 사랑해주셨지만


다만 그릇된 사랑이었던거같고..








여기까지 읽어줬으면 고맙고..


이런 사람도 있다는것만 알아줬으면 고마울거같다..


구글링을 해도 커뮤를 아무리봐도 나같은 유형을 못봤어.



다들 과잉보호가 좆같다고 집구석을 나가고싶어하거나


자신을 펼치고싶어하는데,  난 그럴 필요성 자체를 못느끼고


순종해왔다..




나도 너희들처럼 살고싶다.


나에게 충실하면서.. 내가 삶의 주인공이 되는 그 당연함이 ...


난 너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