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대단한 이유로 태어난 거 같고, 이 우주에서 큰 의미를 갖고 행복하게 살 거처럼 문학작품이랑 문화들이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하지만


나이를 먹고 하나하나 찬합뚜껑을 열어보면

알맹이랄 것도 없고

생명이라는 계좌의 잔고는 점점 줄고

마음 속에서 하나씩 가졌던 꿈도 그냥 사라지거나 헛꿈이 되버리고


행복도 그땐 행복이었지만 다시바라보면 구질구질할 때도 많고


그런 거 물려주지 않자고 낳지 말자는 이 사상도

알맹이랄 게 있는가 싶다가도 없고

막상 낳으면 똑같이 이 알맹이없는 삶에서 똑같이 번뇌를 겪을텐데 

안낳는 게 맞긴하고


그냥 하나하나 열어보면 찬합이라는 건 음식을 담는 상자에 불과한데. 멀리서 찬합만 바라보면 이쁘고 흐뭇하지만

막상 열어보면 음식이 없고 알맹이도 없고

무엇하나 찬합다운 게 없는 것

인생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빈찬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