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출생주의를 반대한다고 출생주의자는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글 적어보겠습니다.
+ 이해를 돕기 위해 반출생주의가 무엇인지, 딩크(비출산)과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도 자세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반출생주의는 기본적으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주장합니다. 인생엔 고통이 있고 이 고통은 원치 않은,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태어나서 살아가고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엔 필연적으로 고통이 수반되고 그 고통은 애초에 굳이 느낄 필요가 없다면 더 좋은거니까요. 심지어 당사자는 그 고통을 선택할 기회조차 없이 강제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겪게 되는건 잘못된 것이죠.
그러기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기본 전제를 토대로 출산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베네타의 책 제목이 단순히 '출산하지 말자'가 아니라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인 이유입니다.


그럼 이게 딩크, 비출산과 뭐가 다르냐?

반출생주의자는 앞선 기본 전제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를 기반으로 모든 고통 받을 존재의 탄생을 유감스러워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출산을 하는 것에 아무 생각도, 느낌도 안드는게 아니라 저건 잘못되었고 하면 안되는 행위라 생각하고 탄생한 존재에 대해 안타깝다고 생각하죠.
(물론 그걸 티내지 않을 순 있죠. 직접 다른 사람의 출산에 돌을 던지거나 비판을 하지 않을 순 있어요. 굳이 그러지 않아도 상관 없고요. 그러나 적어도 반출생주의자라면 남이 하는 출산이라는 행위 역시 잘못되었다는걸 인지는 하고 있어야죠)


러나 딩크, 비출산은 다릅니다. 본인이 안 낳을 뿐, 남이 낳든 말든 그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남이 낳아도 알 바 아니다라고 생각하잖아요. 결과적으로 출생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는거에요. 모든 고통받을 존재가 태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출산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단지 상황적 여유가 없어서 본인은 애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거잖아요. 만약 여유가 생긴다면 애를 낳겠죠. 기본적으로 출산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이정도면 반출생주의와 딩크(비출산)의 차이에 대해 충분히 얘기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여기에 대해서 더 궁금한 점 있으심 댓글 남겨주세요.







다음으로 왜 반출생주의자가 아니라면 출생주의자인지, 그리고 제가 출생주의가 왜 제대로 반박을 못하고 있다고 했는지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반출생주의는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합니다. 반출생주의에 반박을 한다면, 해당 구절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면 '태어나는 것이 낫다'라고 주장해야 할겁니다. 태어나거나 태어나지 않는 것은 1과 0의 상태입니다.
태어나지 않으면서 태어날 순 없으니까요.
그래서 애초에 반출생주의의 반대는 출생주의로, 태어나는 게 낫다 낫지 않다로 갈리게 되는 겁니다.
물론 태어남을 긍정해도(출생주의자여도) 다른 사람이 출산하지 않는 것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적극적 출생주의자가 아닐 뿐이지 출생을 긍정한다는 사실은 변함 없습니다.
(여기서 딩크, 비출산은 결과적으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에 동의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다른 이들이 출산하는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타인의 출산에 아무 감정 느끼지 않는다면 반출생주의자가 아니죠. 단지 출생주의자지만 여러 이유로 본인만 낳지 않을 뿐인 거에요.)


이 '태어나는 것이 낫다'라는 문장은 2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겁니다.(두 케이스 모두 출생주의긴 출생주의죠.)

먼저
Case1)'모든 경우에서도 태어나는 것이 더 낫다'
이 경우에 출생주의자들은 최악의 삶조차도 태어나는 것이 낫다라는 걸 증명해줘야 합니다.
전쟁통에 태어나 총에 맞아 죽어도 태어났으니 더 좋다, 유전병이나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나 평생 병실에 누워 있어도 태어났다면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낫다 등을 말이죠.

Case2)'어떤 경우에서는 태어나는 것이 더 낫다'(선택적 출생)
이 경우엔 출생주의자들은 '출산 러시안 룰렛'이 정당한가와 탄생이 더 나을 조건을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들이 규정해 태어날 이들을 평가하는게 정당한가를 입증해야 할겁니다.(심지어 이를 잘못 건드리면 우생학적 요소가 되어 버리겠지요.)
어난 이에게 항상 고통이 없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행복할 수도 없습니다. 행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불행할 가능성을 무시해도 되는걸까요? 리볼버에 총알보다 빈 탄창이 더 많다고 다른 이에게 총을 쏴도 되는건가요?
태어나는 게 더 나을 조건이라는건 누가 정하는 것이며 그 조건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나요? 태어나지는 당사자가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떻게 할거죠? 이미 태어난 당사자의 시간을 되돌려 줄 수 없는데요..



두 케이스 모두에서도 출생주의자들은 이를 입증하지 못합니다. 과연 입증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면 솔직히 답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출생주의는 인류의 끝을 가장 효율적이며 평화적으로 결정 지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반출생주의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인류는 종말을 맞이 할 것이며 그 종말의 순간엔 어마무시한 고통이 뒤따를 겁니다. 그 순간이기까지 존재할 인간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건 사실입니다. 출산을 포장하며 고통을 대물림 해주지 맙시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