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마법의 한 단어를 찾았음.
"병영국가"라는 개념이 있더라. 영어로는 Garrison State라고 부르고. 과장 좀 섞어서 이 나라가 저출산 고령화에 유난히 신경질적으로 대응하려 하는 거의 모든 이유는 이거 하나로 설명됨
병영국가라는 개념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쉽게 말해서 '평시에도 사실상 준 전시상황을 가정하고 돌아가는 나라'라고 보면 됨. 다시 말해서 병영국가는 사실상 '전쟁 준비'를 일상적으로 하는 나라임.
그나마 이 나라를 변호해주자면 이 나라가 병영국가가 된 이유가 되고 싶어서 된게 아니라 북한 때문에 그렇게 된 것에 가깝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병영국가의 이웃국가도 병영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음. 그야 '적이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는데 우리도 어쩔수 없이 병영국가로 가야 한다'라는 논리가 아주 잘 먹히기 때문)
이렇게 평시에도 준 전시상황을 가정하고 굴러가는 나라다보니까 저출산과 고령화에 민감해질수밖에 없음. 지금은 다소 희미해지긴 했어도 '인구수=군사력'은 동서고금의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구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국방력의 약화를 의미하고 특히나 이 나라의 경우 수십년간 '군사력이 약해지면 적국에 복속당해버린다'라는 공포심에 모든 사회와 국민들이 절여져있기 때문에 병력 감소에 굉장히 민감함.
물론 북한은 이제 전면전 능력을 눈에 띄게 상실했다는 평이 주류지만 여전히 남한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다보니까 이런 논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
당장 남초커뮤에서 관련 글만 올라와도 '북한군은 100만명이 넘는데 우리는 50만도 못채우게 생겼다', '잠재적 위협인 중국까지 생각하면 50만명으로도 부족하다', '병력 부족해서 북진 못하면 북한이 중국에 먹히고 중국이 북한을 먹으면 남한도 틀림없이 먹으려 할거다' 등등의 댓글들이 여전히 잔뜩 올라오니까
(정작 북한학자들 사이에서는 북한군의 규모를 잘해봤자 60만명대 선에서 보는 경우가 많음. 북한이 출산율과 인구수를 조작하고 있다는게 정설이거든. 그런데 여전히 한국에서는 '북한군 100만명'이 매우 잘 받아들여지고 있음. 뭐 국가 입장에서는 그렇게 과장하는게 자신들한테는 유리하기도 하지만)
잡설이 좀 길었는데 어쨌든 이걸로 거의 모든게 설명이 됨. 출산충 중에 직업군인이 굉장히 많은 이유도 같은 논리로 바라볼수 있는듯.
저출산이 위협적인 이유? 군대갈 사람이 줄어드니까.
고령화가 위협적인 이유? 죄다 늙은 사람이고 젊은 사람은 없는데 군대는 누가 가고 나라는 누가 지켜?
애 낳으면 애국자라는 기괴한 논리가 등장한 이유? 커서 병력이 되고 산업 일꾼이 되니까(군수산업도 엄연히 국방력의 일종이거든. 여자는 뭐냐고 할텐데 지금 한국에서조차 여자도 전쟁시에 군수공장 투입 명령 같은건 가능함)
왜 다른 국가라면 포기했을 저~중부가가치 공업을 포기 못했냐고? 전쟁나면 군수품을 생산해야 하니까
왜 이렇게 식물가가 비싸냐고? 땅 자체가 농업에 적당하지 않은 땅인데 식량안보 때문에 자급률을 끌어올려야 되니까(이건 한국은행에서도 지적함. 식물가 낮추고 싶으면 식량안보 포기하고 수입 비중 늘리라고)
왜 이렇게 '다른 시선', '비판'이라는게 용납되지 않는 사회냐고? 군대는 까라면 까야 하는 곳이니까(병영국가는 징병제를 통해 거의 모든 사람이 군복무를 하게 되기 때문에 군복무 과정에서 받은 정신교육 등을 통해 의식구조가 군사적으로 변하고 모든 상황을 군사적인 시선에서 보게 되는 경향이 있음)
덕분에 또다른 지식 추가함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