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흔히 생명의 축복으로 여겨지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고통의 연쇄에 가깝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생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로병사의 고통을 겪으며,
서로 경쟁하고 빼앗고 죽이며 다시 출산을 반복한다.
이 순환은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유전자의 자기보존이라는 생물학적 목적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온 윤리는 그러한 유전적 목적이 아니라, ‘나’라는 자아와 그 자아가 겪는 고통과 권리를 중요시해 왔다.
그렇다면 이 윤리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출산은 과연 문제없는 행위일까?
태어나는 존재는 자신의 탄생에 대해 어떤 동의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의할 수 없는 존재를 이 세계로 데려와, 필연적으로 고통과 질병, 노화와 죽음을 겪게 만든다.
만약 동의 없는 고통의 부과가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 출산 역시 그 예외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결국 출산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나 자연스러운 본능의 발현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세운 윤리적 기준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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