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해두자면 가정환경은 여유로운건 아니지만 그냥저냥 무난한 축에는 들고, 모자관계도 양호한 편임
잔소리가 좀 심하긴 하지만 뭐 그건 어느 엄마나 마찬가지일거고, 크게 싸우지도 않고 원수질 일도 없고, 엄마도 나름대로 헌신적이고 너그러운 사람임
나한테 연애나 결혼을 닥달하거나 강요하지도 않고 '그냥 너 하고싶은대로 해라' 하는 스탠스라 딱히 그 쪽으로 충돌도 없고
요즘 하루하루 사는게 너무 버겁고 힘들어서 엄마한테 '사는게 괴롭고 불행하다, 취미생활에서 얻는 잠깐의 즐거움은 있지만 그로 인한 행복의 총량보다 일상생활에서 얻는 불행의 총량이 훨씬 많은것 같다, 꼭 괴롭고 고통받으려고 사는것 같다'라고 푸념을 함
외동이기도 하고 속 터놓을 친구도 딱히 없으니 푸념을 할만한건 가족밖에 없으니까...
그랬더니 엄마가 '엄마는 아들 키우면서 참 행복했는데, 그렇게 말하니 삶의 낙이 없어진다'라고 하는거임
근데 솔직히 날 키우면서 행복했던건 엄마지, 내가 아니잖음...
엄마가 행복했다고 해서 나의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엄마가 내 의식주를 죽을때까지 책임질 수 있는것도 아니고...
거기서 다시 받아치려면 그럴수도 있긴 했는데 굳이 엄마랑 싸워봐야 나아질 것도 없고 서로 더 힘들어질 뿐이니 '그냥 요즘 좀 힘들어서 그런다' 식으로 흐지부지 화제 돌리고 오늘 저녁밥은 뭐먹을까 하는 식으로 적당히 끝냈는데 계속 착잡하다...
엄마랑은 그런 얘기 안 하는 게 좋아. 이미 널 낳았는데 그런 얘기해서 득이 될 건 없지.
가해자한테, 원인 제공자한테 따지려 봤자 피해자의 호소에 부정하고 반박만 하려 할 거임. 그냥 힘 빼는 것밖엔 안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