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웠겠지만
결국엔 갔으니까.

겁 많아서 미련 많아서 목숨 끊는 것도 똑바로 못하는 나는
그들이 겪은 고통을, 어쩌면 이미 그보다 더한 고통을
기약없이 수십 년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고 고통스럽다.

사랑은 대가가 너무 크다. 사랑은 고통을 낳는다.
가족을 이루고 유일한 행복으로 여기고
대책없이 안정감만 느끼다가
그것이 깨지니 세상이 부서져버린다.

냄비 속 개구리인 것도 모른 채
행복해하기만 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슬픔, 절망을
마주하고 속절없이.

애초에 정신이 강한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이렇게까지 아프진 않았겠지.
아니, 그냥 감정을 안 느꼈으면.
아니, 그냥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몸이 병신이 됐다. 정신은 더 병신이 됐다.
집 앞에도 나가기 힘들고 나 빼고 모든 사람이
행복해보인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절망은 모든 걸 집어삼킨다.
죽지못해 이 고통 속에 살아있으면 계속 고통뿐이다.

난 이렇게 세상에 혼자 남아서
외롭게 늙고 병들고 아프고 하루하루 죽어갈 것 같다.

제발 그냥 자다가 심장이 멈췄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