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나는

비존재에게도 대리인이 필요하다


나의 목숨은 내 소유가 아니다

를 통하여 우리의 자유의지는 이름과 모순되게 제한적인 성격을 띈다는 사실과, 스스로 존재의 성립의 승낙여부를 확답 할 수 없는 비존재를 제한능력자에 비유하여 제한능력을 이유로 한 취소의 소급적 무효를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기에 출산 이전 비존재의 대리인의 심사를 받아야 할 필요성을 얘기한 바 있다.

이를 간단히 하여 우리의 삶은 그 원인과 이루어져 가는 과정에도 하자가 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내 견해상 이러한 하자발생의 근본적인 원죄는 인간에게 있지 않다.

부모의 부모, 조상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 결국 모든 의지를 가진 생명의 공통 조상이 되는 최초의 생명체가 자신을 이어나갈 의지를 가진 순간에 그 원죄가 있는 것이지 인간에게 이전적 승계된 번식의 본능은 그 자체로써 죄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상술한 하자 발생에 대하여 얘기하자면 그 이전적 승계된 번식의 본능과 이로 인해 생겨난 관습으로 인하여 발생한 결과에 대하여 이를 만든 당사자의 과실은 없다고 할 수 없다.

다시 돌아가서 비존재의 대리인에 대한 글의 내용을 갖고 오자면 상술한 당사자의 과실은 자기대리, 무권대리, 매도인 담보책임에 속한다 볼 수 있다.

물론 오롯이 법률적으로만 따지자면 비존재는 권리능력이 없기 때문에 비존재에 대한 어떠한 권리, 의무도 성립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반출생주의적 관점에서 비존재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용이하니 차용하였다.

먼저 부모는 장래의 자신의 자식될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란 짐작조차 하지 않은 채 아이를 만들어 세상에 내보내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그 부모에 대하여 수권행위를 할 수도 없고 할 의사도 없었지만 그 부모는 아이를 임의로 대리하여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이다.

방금 이 부분에서 무권대리가 도출 된 것이고 또 아이는 본인 부모는 대리인으로써 부모는 본인인 아이를 대리하여 자신과 법률행위를 하였기에 자기대리가 되는 것이다.

먼저 자기대리에 대한 효과로써 당해 법률행위는 본인의 승낙에 의한 것 혹은 채무의 이행에 대한 것이 아닌한 무효가 된다.

또한 동시에 무권대리이기도 하다.

무권대리의 효과로 당해 법률행위는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놓이게 되며 본인인 아이는 이를 추인 또는 거절하여 유동적 상태를 확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태어난 이상 추인을 거절한들 의미 없는 짓이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매도인 담보책임에 대한 내용이다.

부모는 자기대리에 의해 맺어진 법률관계의 상대방으로 아이에게 세상에 존재하게 할 것의 급부로써 신체를 제공하였다.

통상적 사회의 도덕과 윤리관으로썬 "부모님께 신체를 물려받았다" 라고 하나 이를 권리변동의 구조로 다시 재해석을 가하자면 신체에 대하여 설정적 승계 받았다 봄이 상당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신체의 설정적 승계는 반대 의무가 없는 증여의 형태가 아닌 아이의 태어나 살아가게 함으로써(채무의 이행) 얻은 부모 자신의 지금 혹은 장래의 효용의 반대급부, 이행의 제공으로 급부된 것이기에 이는 매도인 담보책임이 유추적용 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상술한 내용인 나의 목숨은 내 소유가 아니다라는 내 글에서 나온 본능과 의지를 비유한 점유자와 점유보조자의 관계가 나온다.

내용을 다시 간략히 하자면

점유보조자(의지)는 물건(신체)를 점유자(본능)의 지시에 따라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이다.

이러한 의지에게 본능을 위한 신체적 위험 구제는 허가되나 의지에게는 처분권한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신체에 대한 처분을 할 수 없다.

본능의 지시에 따라 제 의사와는 달리 의지가 행사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생존해 있는 한 진정 자유란 없다란 것을 풀어쓴 것인데...

따라서 제 신체의 통제가 완벽할 수 없고 하자가 있기에 일부 타인의 권리, 특정물 매매 또는 저당권에 의한 제한에 의한 매도인 담보책임이 성립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선 수량 부족, 일부 멸실(선천적 신체결손)에 대한 담보책임도 성립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술한 경우 중 어떠한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소급적으로 무효화 할 수 없고(죽음은 삶이라는 계약의 해지이지 해제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불공정한 계약을 강제당하게 되는 셈이니 사람을 낳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