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라 할지라도 아이는 결국 사람이다.

근데 대부분의 부모는 "사람"보단 "내 자식"으로 생각한다.

나의 한 부산물로 여김.


하지만 자식도 사람이기에

어떤 사람으로 자랄지는 다 자라봐야 알 수 있는거다.

키우는 중에는 모른다.


그 아이가 다 자라서 나랑 기질이 잘 맞는,

사회에서 1인분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으로 자랄지 모르기에

나는 자식을 안 낳을 거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를 말하겠다.

아래는 내 주변에서 실제로 본 사례들이다.

A는 남동생이 있는데 이 남동생이 20살때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가족 전체가 무지 고생을 함. A네 집은 부모님 두분이 사이가 나쁘긴 했으나

부모 둘다 성실히 일하며 자식에게 돈갖고 스트레스를 안 주는 집이었음.

물론 자식이 저렇게 자란거에 부모도 잘못이 있겠지만

내가 A 사례를 봤을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저 부모는 자식운이 너무 없었다.


A는 대학가고 취업하고 평범한 사회인으로 자랐지만

폰요금 제때 못내고 10년전에 낸 대학등록금 빚 400만원도 아직도 못갚아서

30중반 나이에 부모에게 대신 갚아달라 하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돈 뜯어내는 남동생을 보며 A는 우울증에 빠짐.

애가 점점 맛이가더니 아예 자기를 놓아버렸다. 


반면 B는 유복한 집안의 외동딸로 재수학원 비용 다 지원받으며

재수학원 다니더니 명문대에 합격함.

부모도 서로 사이 좋음

그리고 학군좋은 고등학교에서 같은반이었던 동창과 결혼함

이 동창 직업도 좋음.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떤 집에서 어떤 가족을 만나느냐에 따라

너무나 달라지는데, 나는 아무리 내가 자식을 낳고 싶다 해도

그 자식이 나란 사람을 부모로, 그리고 이런 집에 태어나서 행복하고 만족할까?


게다가 살아보니까 아무리 내가 유복한 집에서 자랐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벌어지는 온갖 범죄, 큰 병, 사건사고에

나는 100% 안전하지 않다.


어렸을땐 오만하게도 뉴스를 보며 안타깝지만 저런 사례는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근데 내 친구의 과동기, 내 아는오빠의 친구가 실제로 뉴스에 나온 범죄사건으로 명을 달리했고

내 가까운 사람이 큰병에 걸린 걸 보면서 아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나 싶어서

솔직히 지금 무력한 상태다. 

이건 노력한다고 안 걸리는게 아니잖아? 


그냥 사는 것만 해도 빡세고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저런 불가항력적인 사건사고도 조심하며 불안에 떨며 살아야한다.


그리고 내가 태어나서 살아보니 산다는게 진짜 장난아니고

심지어 죽는 건 확정이지, 근데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세상에서 애를 낳는 부모들이 싸이코패스로 보일 뿐이다.


애를 낳는 사람들도 어느정도 이해는 함

세계가 그렇게 해서 굴러가도록 시스템화 되어 있고

대부분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데, 평범한 사람들은

남들처럼 평범해 보이길 원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주류가 하는 선택을 따르게 되어있고 

남들 다 애낳는데 자기만 애 없으면 친구 무리에서 끼기도 힘들테고

이왕 내가 모은 재산 내 피붙이한테 물려주고

내 노후도 봐주싶사 해서 그런거 계산 다 하고 낳는거지.

이해는 함.


솔직히 나도 이기적으로

그 아이가 자라서 나랑 기질이 맞고 착한 사람으로,

사회에서 제구실 하는 애로 자란단 보장만 있다면

눈딱감고 1명 낳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보장도 없고

저렇게 내 재산 물려줄만 하고~ 내 노후 봐주고~

이런 바람도 정상인으로 자랐을 때 얘기지

그렇단 보장이 없다. A의 남동생 사례처럼. 


그리고 안태어나면 고통도 불안도 없다. 

태어난 이상 반드시 죄를 짓게 되는데

안 태어나면 죄를 지을 일도 없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불확실한거에 내 청춘,시간,돈,감정,에너지

소비해가며 사람이란 걸 키우기 싫고

사람 자체가 싫고 불편하다.


내 자식이라 해도 사람이니 불편할 수 있고

나랑 기질이 안맞으면, 심지어 문제아로 자란다면

평생 끊이지 않는 연으로 고통받을텐데


50:50의 확률이면 안하는게 맞지 않을까?

예를 들어 죽는다 vs 산다의 확률이 50대 50이라 할때

이 선택지를 택할 사람은 없잖아?

안택하면 현상 보존인데.


내 생각을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