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은 반출생주의가 맞다고 생각함.
살면서 좋은 일도 없는 건 아니지만 X같은 일이 훨씬 많고, 스스로가 당장 한강에 뛰어내릴 정도는 아닌 것과는 별개로 이런 상태에 처할 사람을 늘리는 건 분명 문제임.



그런데 인류 대다수가 자발적으로 반출생주의를 받아들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움.

그리고 반출생주의는 어디까지나 고통 받을 사람을 줄이기 위해 출산을 줄이자는 사상이기 때문에 단순히 권유하거나 논쟁을 벌이는 건 몰라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폭압적으로 따를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됨. 그건 상대의 의지를 무시하고 고통을 만드는 거니까.
공리주의적으로 계산하면 부모가 출산 못 해서 받을 고통과 아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받을 고통을 비교해서 다소 문제가 있을 방법으로라도 부모를 막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반출생주의는 그런 논리를 따르지는 않는 것으로 보임.
따라서 누군가 낳고 싶다는 경우 그것만으로는 아이를 강제로 못 낳게 막을 근거도 없음.

그래서 (물론 안 태어나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아이를 계속 낳을테니, 이런 현실 속에서 가장 좋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반출생주의를 정면에서 극복할 어떤 대안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함.
어차피 계속 아이가 태어날 수 밖에 없다면, 낳음당해질 가치가 있는 세상이 그럴 가치가 없는 세상보다는 훨씬 나을테니까.
만약 아직 세상에 그런 가치가 있고, 그게 일부 사람만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보편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