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주의자 아님?
[일반] 파딱 Gnostic은 진정한 의미에서 반출생주의자가 아닌거 같은데
Immanue..(jehoshvahtheatheist)
2023-03-22 20:24:00
추천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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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네 나름의 잣대로 규정하는 것은 네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굳이 진위, 순수성을 가리겠다면, 불쌍하니까 싹 강제 안락사시키자, 고통 최소화가 전부니까 싹 강제 안락사시키자는 극단적 친죽음주의자(분명 친죽음주의자 중에서도 이에 반대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나 소극적 공리주의자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반출생주의자가 아니라고 본다. 그건 이미 반출생주의의 궤를 벗어난 것이다. 반출생주의는 그저 모든 출산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이상을 말하겠다면, 간판부터 바꾸는 게 좋을 것이다.
진정으로 네가 비존재 버튼을 누를 때에, 타인의 의사를 생각하기 귀찮으므로 생략하고 싶다는 이기적 동기가 없다고 자부하는가? 나 역시 귀찮고 누르는 걸 적당히 합리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귀찮더라도 애써 고려하는 것이야말로 보다 덜 이기적으로 보이는, 도덕적으로 덜 위험한 생각이기에, 선을 넘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이기적 동기가 없을수록 도덕적인 행동이라고 말한다. 베너타가 쾌락주의를 논증의 도구로 삼았다고 해서 그가 공리주의자는 아닌 것처럼, 쇼펜하우어 역시 공리주의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주체들을 무의미한 정신투쟁에서 해방시켜주는 행위는 이타적이지 않다면 뭐라는거지?
결국 대의(고통 최소화)를 위해 사소한 희생(마취 살인에 대한 편의적 합리화)은 감수한다는 소극적 공리주의 논리로 생각된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네가 내게 주었던 울립, 오류 같은 것을 감수하고 떤지고 보는 용기("철학자는 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네 말을 나는 이런 식으로 받아들였다.)를 생각했을 때, 이왕지사 한 번 따져보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싶다.
나한테 칸트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 싶지만, 헤겔주의자는 네 설명을 들어도 뭘 말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일단 네가 했던 말들로 너를 미루어 짐작하면, 수학 과학 같은 뭔가 객관을 추구하는 것 같이 보이는 것들이 싫고, 그러한 것을 헤겔주의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럼 그냥 객관주의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헤겔주의라고 하는 이유는, 너 자신도 포기하지 못하는 도구적 객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스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네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내가 일전에 말한 "헤겔스러움"은, 오히려 주관적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는 것을 현학적으로 난해하게 떠드는 것이다. 일반인은 나를 헤겔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나는 메타철학을 헤겔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식이다. 내게는 후설 라캉(너는 이 자를 좋게 평하는 것 같지만) 그리고 실존주의자 대다수가 "헤겔스러운" 자들이다.
네가 극단적 주관주의자라면, 도대체 나한테 질문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물론 "너는 합리주의자고 헤겔주의자고 너는 아니고 분석철학은 유사철학이고 수학 과학도 종교고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네게 주관적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그 말은 결국 너에게 있어서 나는 그냥 챗봇과 같은 도구적 존재일 뿐이란 것 아닌가. 너는 독아론자인가? 나는 자꾸 그렇게 메타적으로 접근하면, 역설에 빠지기 때문에,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는 거다.
헤겔주의라 함은, 지각의 객체를 우상화시켜 거짓된 객관성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사상을 말함. 그래서 니가 논리라는 객관성을 선험적 보편성으로서 숭배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로 착각하는 헤겔주의자라는 얘기임.
논리에 무언가 결함을 발견해서 그것을 거부하겠다는 것에는 논리적 사고가 일체 포함되지 않는단 말인가? 논리가 완벽한 객관이라고 믿어서 논리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어서 기대는 것인데, 넌 너무 형식에 집착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