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화로운 날 갑자기 온 문자
1년 전부터 그렇게나 찾던 2kg 이상 띠볼락이 드디어 주문진에 출현했다는 소식이었다
거의 3kg급인데 이게 얼마나 보기 힘든 거냐면
얘네는 1.5kg까지 크는데도 8~10년쯤은 걸릴 뿐더러
이런건 보통 울진 쪽 멀고 깊은 바다에서나 잡히는 사이즈고 주문진같은 강원 북부 지역에서는 더더욱 보기 힘들다
2.7kg짜리가 올해 초 쯤이었나 묵호항에서 딱 한 번 나왔었는데 암튼 진짜 ㅈㄴ 희귀함
워낙 맛있는 어종이고 이런 사이즈는 인생에서 꼭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어서 급하게 일정을 맞춰놨었다
이 놈이었다
큰 놈들은 다 알 밸 시기에 알도 안 배고(수컷으로 추정됨) 살집도 꽤 좋아서 그야말로 완벽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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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으나
방문하기 전날에 용궁을 가버렸다
심해어고 그물로 잡힌거라 아무래도 지느러미 등에 상처가 많아서 금방 가신듯
하 ㅆㅂ 용왕한테 찍혔나 항상 가기 전에 이렇게 억까를 당하네
하루 전이라 뭐 일정을 수정할 수도 없고 그냥 또 빠꾸없이 갔다
급하게 예약한 일정이라 차 시간도 애매해서 너무 일찍 도착해버림
날씨도 황사에 비까지 와서 아주 개판이다
바다는 수상하게 잠잠하더라
자 이제 뭐 있나 함 볼까
저번 산지직송편에도 나왔던 희귀템 세줄볼락(산지에선 황우럭으로 부름)
전혀 그렇게는 안 보이지만 누루시볼락 & 띠볼락과 매우 가까운 친척이다
우럭보다도ㅇㅇ
상태는 좋지만 살밥은 좀 별로네 패스
또 다른 희귀템 도다리(진짜 표준명으로 도다리임)
담배쟁이나 담배도다리로 불린다
듣기로는 최근에 1kg짜리가 있었다고
한치(화살꼴뚜기)랑 갑오징어 종류
내가 알던 갑오징어랑 무늬가 좀 다른데 아마 쇠갑오징어인듯
이건 연어병치라고 팔던데 물릉돔인 것 같음
희귀템이고 기름은 엄청 많은데 굳이 먹을 맛은 아니라더라
오늘의 대상 어종은 역시나 띠볼락이다
1.5kg짜리고 남은 것 중 가장 큰 놈이라 예약해놨었음
이렇게 생겼다
알이 좀 찼지만 주문진 통틀어 이놈이 제일 크고 좋아서 일단 질렀다
점심 메뉴는 활 청어
6마리에 만원인데 풍물시장이라 수산대전도 된다
남이 떠주는 회는 오랜만이구먼
이건 이게 진짜 맛있다
초장집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선택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청어 6마리를 혼자서 컷
웬 이상한 놈 하나가 초장집 떡하니 혼자 앉아서 청어회를 먹고 있으니까 주변 어르신들이 신기하게 봄
겨울 청어는 기름은 없지만 살이 아주 탱글거리는데 그래서 많이 들어가긴 하더라
기름기 터지는 여름 청어면 2~3마리도 느끼해서 힘듬
점심 먹고 시간이 남아돌아서 항구 주변을 돌아다님
박물관(?) 왔는데 온 세상이 도화돔이다
신기한 건 넷 모두 도화돔은 아니라는 것
바다 왔다
해는 떠있는데 비는 한두 방울 오고 구름은 ㅈㄴ 꼈는데 바람도 세게 붐 근데 파도는 또 없음
여러모로 이상한 날씨임
옆에 있는 조개집 또 들러서 비단조개 사왔다
사실 그토록 찾던 칼조개가 주문진에 있었는데 사이즈가 작아서 패스했음
저번보다 사이즈가 더 좋음
이게 진짜로 있을줄은 몰랐는데 드디어 찾았다
고랑가리비임
고성 쪽에서 나는데 다이버들이 잡는거라 레어템임
주문진에 있을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돌아다니다가 뜬금없이 생선구이 골목에 있길래 눈 돌아가서 사옴
주문진 전체에 딱 3마리 있더라
위가 1.5kg짜리 밑에가 1.2kg짜리 띠볼락
어류는 딱히 요즘 좋은 물건이 없어서(복어는 제철 지났고 가자미류 전부 산란기고 유일한 희망인 줄가자미도 살밥이 없더라)
그냥 띠볼락 샀음
맨날 갈 때마다 이거 사오긴 하지만 얘도 나름 레어템임
동해 수산시장에서 흔히 참우럭이라고 불리는 어종의 거의 80% 이상은 띠볼락이 아니라 누루시볼락임
이제 잡아가자
1.2짜리
그물로 잡힌거라 가마 부분에 큰 상처가 있다
그러나 회로 먹지는 않는 부위라 다행
원래는 더 밝은 채색인데 물에서 꺼냈다고 화나서 꺼매짐
1.5짜리
띠볼락이 우럭에 비해 체고가 높고 길이가 짧아 덩치가 더 커보이는데 이 정도 사이즈면 진짜 와 크다 소리가 나옴
아이 가만히 좀 있어라 새꺄
이케시메 신케지메 완료
이케시메 한 뒤에 아가미 고리를 가위로 잘라주면 피가 더 잘 빠지는 것 같기도 함
그 뒤에 신케지메 하고 매달거나 바닷물에 담가서 방혈
윗 사진들에서는 좀 검푸르게 나왔는데
실제 색은 이거에 더 가깝다
알을 뱄는데 등빨이 아주 좋다
원래는 알 뱄다 싶으면 바로 빠꾸치는데 만져보니까 좋아서 가져온 거임
워낙 지느러미 가시가 뾰족하니 지느러미는 모두 제거했음
밤 늦게 집에 돌아왔다
이 날의 조과
띠볼락 2마리
같이 산 관절매물고둥(전복소라)
띠볼락 2마리랑 세트로 가져왔는데 이거 상당히 비싸고 맛있다는 소라라 아주 만족스러웠다
민들조개(강원도에서는 째복이라고 해야 알아듣는 듯)
사이즈 진짜 큼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입질의추억 채널에서 얘를 소개했던데 가격 비싸지지만 않았으면 제발
마지막으로 고랑가리비 3마리
조개 주제에 마리당 5천원임ㅋㅋㅋ 그만큼 희귀템이라는 거
사이즈도 제법 좋은데 3마리 중 2마리는 두께가 엄청나다
비록 원래 노리던 2.8kg 띠볼락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이젠 야무지게 먹는 일만 남았네
- dc official App
나도 째복 시켜서 탕이랑 봉골레 해먹는데 ㅈㄴ 맛있더라 해감 잘안되긴하는데 맛은 바지락보다 더좋은듯 - dc App
바닷물 순환 잘 되는 곳에 바구니째로 오래 담가야 해감이 되는 것 같더라 내가 사는 곳은 모래알 하나도 없음
식초 몇방울
스시야 아닌 일반 횟집에서는 청어 가시는 어떻게 처리함? 설마 세꼬시?
회떠서먹는건 언제보여줌??
인스타보다 글이 확실히 보기 편하네ㅋㅋㅋㅋ 다음 후기!!!
울진쪽에서도 띠볼락이 나오나보네 큰건 그쪽이 더 많을래나?
원래 동해 남부 특히 왕돌초 쪽 심해에서 나오는 어종으로 알고 있음 부산에서도 나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