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기는 뉴욕의 또다른 1스타 프렌치 Le Coucou.
글 올리는 텀이 짧아서 좀 민망한데 이전 후기는 원래 써뒀던 거임..

찾아보니까 헤드셰프는 Daniel Rose라는 사람인데 막상 이날 갔을땐 여성 셰프분이 지휘하고 계신 듯 보였다. 런치라 그런가?

런치 시그니처 코스 ($150) 가격이 괜찮고 옴갤에서 누군가 추천한 기억도 나서 l'abeille의 내상을 뒤로하고 방문해봄.

메뉴가 꽤 다양하고 2코스, 3코스짜리도 있는데, 시그니처는 가짓수도 많고 다 원래 관심가던 메뉴들인 데다가 추가금 붙는 디쉬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냥 시그니처로 정했다. 어차피 150이면 엔트리급 가격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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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런치였는데도 한산해서 공간사진도 찍어봄. 층고 시원시원하고 샹들리에들이 포인트인듯? 채광 좋은 라운지 느낌의 공간과 좀더 다이닝홀같은 공간이 공존한다.
이날 혼자 예약하고 방문했다가 친구 2명한테 갑자기 연락와서 현장에서 인원수 변경함. 접객은 친절하고 소믈리에랑도 여유있게 대화 좀 나눔.
뉴욕답게 업장 리스트 가격은 당연히 하늘나라 가있다. 콜키지 90불인가 그런데 미리 들고온 와인도 없고, 근처에 괜찮은 보틀샵도 딱히 없어서 포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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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수 변경 전 나온 아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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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그냥 무난하게 굴에 새콤한 소스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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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콩 튀김이었나... 사진을 안찍었는데 옆에 그린 커리소스에 찍어먹으면 됨
소스까지 더해도 싱겁고 맛도 별 특색없음. 커리마저 밋밋함.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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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베이스 육수와 자우어크라우트 만두. 얘도 무난하게 은은하고 깔끔한 육수와 새콤한 만두맛
하도 무난하다보니 딱히 뭘 설명할 게 없음. 따뜻해서 좋았다
l'abeille 쌍화탕 콘소메보단 먹기 편하고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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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턴 일행들 오고 나온 음식들. 특이하게 인당으로 안 주고 나눠먹으라고 셰어링 플레이트를 준다.
참치회인데 저 매콤한 소스가 그냥 짭짤한 고추기름 맛임. 미국에서 어줍잖게 일식 흉내내는 이자카야 같은 곳 가면 흔히 보이는 메뉴에서 딱히 차별점이 없음. 참치 식감은 좋긴 했는데 맛도 약하고 굳이 고추기름이랑 어울리지도 않음. 그리고 참치가 두꺼운데 겉에만 간이 있는 구조라 보기보다 은근 싱겁다.
그리고 3명인데 왜 4피스씩 서빙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얘도 그렇고 바로 다음에 나올 리크(대파 비슷한 거) 디쉬도 마찬가지임.
어이없어서 그럼 인원수 다를 땐 어떻게 나오는거냐고 하니까 명확한 매뉴얼은 없고 그냥 감으로 총량만 맞춰서 나오는 것 같음. 아니 근데 상식적으로 "총량은 맞춰드렸어요" 하고 쌩까는 게 아니라 나눠먹기 편하게 제공하는게 기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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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각짜리 대파. 위에 헤이즐넛과 상큼한 소스가 올라가있음. 맛은 지금까지 중엔 제일 나은 편인데, 익은 대파지만 온도가 차갑게 나와서 식감도 좀 잡히고 청량감도 있음. 달달하고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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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먹어본 것 중에 제일 쓰레기같은 캐비어. 클래식한 비프 타르타르 위에 호방하게 얹어줬는데 진짜 미칠듯이 비리고 짜서 셋 다 도저히 못 먹고 남김. 소고기 맛은 느껴지지도 않는다. 웃긴 건 원래 74불 내고 추가해야 얹어주는 거임
뻔히 세명 앉아있는데 4피스씩 준것도 그렇고 얘네가 진짜 모자란건지 아님 지금 인종차별 당하는 건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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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 시그니처?
가운데 퀘넬은 꼬치구기 무스라고, 생선살을 다져서 계란 흰자, 전분 등의 접착 성분과 크림 같은 지방을 넣어가며 아주 곱게 갈면서 유화시키면 부드럽고 퐁실한 무스 형태가 나옴. 이걸 감싸서 모양 잡은 뒤 수비드하듯 익히고 겉을 지져낸 거. 밑에 랍스터 비스크 소스는 과장 안하고 실시간으로 거품이 일어나고 있다.
꼬치고기 맛이 희석돼 있으면서 저 휘핑크림 같은 식감 때문인지 상앙히 오묘하고, 진한 랍스터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있긴 하다. 소스 농도가 옅다보니 듬뿍 찍어도 생선 맛이 묻히진 않음. 적다보니 든 생각인데 맛 자체는 뭔가 어묵 비슷한 느낌...
무스라는 기법이 아예 여기서 처음 고안해낸 건 아니지만 어쨌든 보기 힘든 형식이라 재밌다. 빈틈없는 맛과 조리가 돋보이기보단 재료-소스-가니쉬의 기본 전형을 깨면서도 완성도는 유지한 게 좋음.
단점은 식감 자체가 진짜 그냥 무스처럼 부드러운데 사이즈도 꽤 크다 보니 뭔가 씹히는 식감의 가니시를 더했으면 좋겠다. 저 일관적인 식감에만 오롯이 집중하기엔 뭔가 비어있는 인상임.
앞의 6요리보단 그나마 격을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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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인 해산물 메인과 달리 정석적인 오리와 오렌지, 그리고 오렌지즙을 섞은 쥬가 나왔다.
얘는 껍질까지 잘 익었음. 살은 야들야들한 정도보다 좀 오버쿡이지만 불평할 정도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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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살 사이즈가 약간 작아서 실망하는데 바로 기타 오리 부위들이 나온다. 다리살과 심장 그리고 간. 간이야 푸아그라니 당연히 맛있고, 심장도 오리맛과 피맛이 적절하게 나서 좋았다. 다리살과 기타 살도 잘 익은 편이고 엔다이브도 같이 먹으면 맛있음

디저트는 안 찍었는데 전반적으로 상당히 달았다

저렇게 150인데 포션과 가짓수를 생각하면 좋은 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메인 외는 싹다 무난-실패라서 메리트가 있나 싶다. 특히 난 웬만하면 어딜 가든 비슷한 메인보다 초중반 코스들이 그 식당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는데, 메인만 맛있을거면 비슷한 거 단품으로 파는 전문점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코스 페이스가 굉장히 느려서 거의 3시간 뒤에 나옴. 남자 셋이고 이제 서로 별 궁금할 것도 없는 사이라서 ㅈㄴ 심심했는데, 공간감이나 분위기는 좋으니 데이트나 친구들끼리 낮에 시간 빌 때 기분내러 가서 수다떨긴 나쁘지 않을 듯

l'abeille만큼 기본기 부족하고 기분나쁜 식당은 아니지만, 단가를 감안해도 재료 질이나 맛 조합은 상당히 떨어지고, 비스크나 오리처럼 기존에 존재하며 기본 구성의 변화가 적은 요리일수록 퀄리티가 올라간다. 레시피 고안하는 능력이 별로인듯.

풀 테이스팅 (150) 할 바엔 차라리 같은 돈 내고 오도 런치를 가지 싶은데, 쓰면서 생각해보니 어차피 가짓수나 다양성 메리트 없으니 애초에 짧은 코스로 (2코스 79, 3코스 125) 시키면 가격도 만족도도 좋아질 듯 싶다. 위치도 소호라서 나름 장점이 있고. 원래 다시 갈 맘 없었는데 막상 이렇게 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시간 되면 재방문해볼 예정... 쓰다가 너무 갑자기 태세전환되는 기분이라 어이없음

분위기 좋고 2인분 내도 크게 부담없을 가격이니까, 뉴욕 살거나 방문예정인 옴붕이들은 소호에서 데이트할 일 있으면 썸녀나 여친 또는 와이프를 데려가보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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