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글 올리는게 두렵기도 합니다만생각을 올려봅니다. 

저는 한의사입니다.

 

KBS 시사 프로에서 한의사 의료기 사용에 대한 토론이 있었죠.

거기서 나온 유용상 선생의 말씀들에 받은 상처가 참 많으네요

 

한의학은 허위의학!

한의학은 국뽕! .. 이건 무슨 말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23년째 한의사로서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왔는데........

제가 하고 있는 것이 허위의학이라면 제가 사기꾼으로 탈바꿈되는군요!

 

저는 한의학 만능주의를 부르짖진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없고 양방에서 더 좋은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전원을 권했고

제가 잘 치료할 수 있는 환자라면 성심을 다해 치료해왔습니다. 허위였다면 그 환자들이 반복적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저를 찾진 않았을텐데요

 

제겐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절친이 있습니다.

학력고사를 비슷한 성적으로 치르고 대학을 선택할 때, 그 친구는 의대로, 저는 한의대로

길이 갈렸죠!

 

그 이전까지 한 교실에서 보일의 법칙을, 미적분을 함께 공부하던 비슷한 친구였고

지금도 서로의 공감대가 더 많은 친구입니다.

 

그런데 지금 의료기를 둘러싼 일들을 보니 그 친구와 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친구인듯한 슬픔이 밀려오네요

 

요즘 이런저런 경로로 양의사 선생님들이

서양의학 Vs 한의학이 아니라

현대의학 Vs 전통의학, 또는 중세의학으로 프레임을 형성해가려는 모습을 봅니다.

 

서양의학이 히포크라테스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서

어찌 한의학은 허준에 머물러 있기를 강요합니까?

 

언젠가부터 노안이 생겨 침을 시술하려니 잘 보이지가 않아 다초점 렌즈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치료할 대상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다 면밀히 살펴 진료하고 싶습니다.

제가 치료할 대상을 보다 깊이 보고 싶습니다.

 

발목이 부은 환자가 내원했을 때 뼈의 상태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을땐 정형외과나 영상의학과로 전원합니다.

왜 한의사는 21세기에 살고 있으면서 치료 대상의 상태를 오직 오감에만 의존해야 됩니까?

 

허준선생이 현대에 오셔서 엑스레이를 알게 되면 한의학의 이론과 맞지 않다고 배척하셨을까요?

우리가 의료기를 사용하려는 것은 양방의 시술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방시술을 하기 위해 좀 더 양질의 정보를 얻기 위함입니다.

 

양의사 선생님들이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오진의 확산, 결국 국민에게 위해를 가한다고 하십니다.

어찌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면 오진이 늘어날까요?

골절환자를 찾게 되면 정형외과로 전원하게 될겁니다.

복부 초음파로 수술할 필요성이 있는 환자를 보게 되면 외과로 전원할겁니다.

 

X레이와 초음파로 한의학의 음양오행과 기를 진단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어찌 한의사들보다 더 음양오행에 집착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양오행은 숫자를 사용하듯 그저 과거에 쉽게 사용되던 언어일 뿐입니다.

한의사는 과거의 언어를 현재에 맞추어 재해석하고 현대에 맞는 한의학을 추구합니다.

 

제 생각에는 한의사에게 의료기를 허용한다면

 

진정 양.한방이 함께 협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 된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시장에서 우뚝설수 있는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고

이는 IT산업이후를 떠받쳐줄 새로운 먹거리의 창출로 이어질거라 확신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한의계엔 중국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재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정책의 뒷받침이 따라준다면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한의학 시장의 판도는 언제든지 바뀔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승용차를 운전해서 출근을 하고,

컴퓨터를 켜서 전자서명버전의 챠트를 켜고

일회용 침과, 일회용 부항을 이용하며

양한방 통합 진단명을 사용하는

21세기의 현대한의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