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증상은 발열, 몸살, 기침, 가래, 콧물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내과에 가면 증상에 맞춰 해열제, 진통소염제,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을 받죠. 물론 아쉽게도 항생제를 받는 경우도 있죠.


한약에도 그런 약들이 있습니다. 금은화, 연교는 항균제, 마황이나 반하는 진해 거담제, 오미자나 건강 등은 항히스타민제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이런 약들이 배합된 소청룡탕이나, 연교패독산 따위가 양방적인 의미로 해석될 만한 감기약입니다.


하지만 한방감기약 중에 가장 유명한 약은 누가 뭐래도 쌍화탕입니다.


그러나 이 쌍화탕은 기초적인 보약으로 감기 증상을 완화시킬만한 약물은 얼마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쌍화탕일까요?


감기 환자의 맥을 잡아본 적이 있습니까? 실제로 잡아본 사람은 얼마 없을지라도 경험상 누구나 빠르고 크게 요동치는 맥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삭맥과 홍맥이죠. 이러한 맥이 나타나는 상황은 감기 외에 또 어떤 상황이 있을까요?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우리는 쉽게 심박수가 늘어나고 박출량이 늘어나는 삭맥과 홍맥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감기에서 삭맥과 홍맥이 나타난다는 것은 감기에 걸린 우리 몸에서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심한 에너지 소모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열을 내기 위해 근육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에너지 소모를 보충해주기 위해 선택된 처방이 일반적인 감기약이 아니라 보약인 쌍화탕인 것입니다.


감기 후 체력 소모가 너무 심했을 때 양방에서 포도당 수액을 맞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쌍화탕에도 다량의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맥을 통해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급성 상기도 감염이 아닌 이른바 급성 소모성 질환으로 파악했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은 우리 몸의 면역력에 맡기고 그저 뒤에서 소모된 체력을 보충해주는 것, 이것이 감기에 쌍화탕을 쓰는 대의인 것입니다.


맥을 보지 않았다면 감기 환자가 아직 피로라는 증상을 호소하기 전에 먼저 쌍화탕을 복용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감기환자의 맥을 짚어 본 의사와 맥을 짚지 않은 의사는 병에 대한 이해와 환자에 대한 접근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맥으로 병의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맥을 보지 않고 병의 모든 것을 안다는 것 또한 거짓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잡아 보세요. 진단에 도움이 안된다 싶으면 무시해도 됩니다. 혈압처럼 맥도 쉽게 쉽게 변하니까요. 잡설에 휘둘리지 말고 그냥 잡히는 대로 판단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