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요지: 한의사가 이상한 치료법을 자기에게 행하고 비싼 치료비를 받음. 이것도 한의학이냐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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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신 사죄드립니다. 죄송합니다.
한의학이라는 이름의 여러 술기들은 오랜 시간동안 행해졌기 때문에
그 기전이 불명확하더라도 국가가 정규의학으로 인정해줬던 것입니다.

과거부터 행해져왔거나 (침 뜸 등)
새롭게 추가된 기술이지만 그 치료효과가 명백히 관찰되거나 (매선 추나 등)
새롭게 추가된 기술이지만 그 기전에 대해 어느정도라도 밝혀져 있어야(이침요법 등)
한의학이라는 이름이 씌워질 수 있는것이죠.

그런데 그것이 조금씩 변질되고 경영전략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맞다고 증명된게 아니더라도 인정한다\'는 \'아니라고 증명된게 아니라면 인정해라\'로 변질된 부분이 있습니다.
한의학이라는 이름을 써선 안되는 것들에 한의학이란 이름이 붙기 시작한것이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한의계는 \'검증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에 조심스럽습니다.
한의학 자체에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기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것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저런 단체들이 태동할때 무관심했기에 시간이 너무 흐른 상태다보니
각 단체들이 한의계 내에서 후계자를 키워가며 세를 잡기 시작했고,
그 후계자들중에는 무려 한의대 대학교수까지 배출된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교수를 통해 계속 후계자들이 키워지죠.
구태한의사들의 작태가 아닙니다. 당장 저희 학번만 해도 저런 사술에 몸을 의탁한 동기가 여럿이 됩니다.
이게 이러한 사술들이 자리잡게된 환경적인 요인입니다.

또, 어차피 한의계는 내부자정능력이 없습니다.
행정권이 있는것도 아니고 사법권이 있는것도 아니고...
끽해야 뒤에서 욕이나 할 수 있지, 개인 한의사들의 일탈을 막을 권한자체가 원천적으로 없죠.
보건복지부에서 관리를 해줘야 하는 부분인데, 주무부처는 사실 이런 행태에 대한 규제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건드려봐야 \'이건 한의학이 아니다!\' 라고 규제하는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죠.

결국, 내부자정능력도 없고 외부규제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사술이 점점 커져갔을 뿐입니다.

말씀하신 그 행위, 한의계 내의 어떤 단체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당혹스러우셨을 것이고, 짜증도 나셨을겁니다.
저도 그 단체가 짜증나고 화가 나는데, 돈까지 지불하고 오셨으면 당연히 화가 나시겠죠.
언제 한번 크게 터져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식약처의 무관심 하에 한약재관리가 엉망이 되었을때가 생각나네요. 당시 한약 중금속등이 큰 이슈가 됬었고, 한의계에 큰 타격이 왔지만,
그 결과 식약처가 기존의 직무유기를 벗어나 한약재관리를 시작하며 오히려 한약재품질이 크게 업그레이드되는 결과를 낳았죠.

저도 한의사지만 되도않는 행위들이 한의학의 틀안에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현실은 참 답답하네요.

다시한번 위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