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한동안 보이지 않던 한Q가 한방갤에 다시 나타난 것은 그 해 추석이 막 지난 무렵이었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한Q는 게슴츠레한 눈을 하고 게시판에 나타났다. 글쓰기로 다가가더니 허리춤에서 은전과 동전을 한 움큼 꺼내어 게시판 위에 뿌렸다.

 “수입인증이다!”

 입고 있는 옷은 새로 맞춘 겹옷이었다. 보아하니, 허리춤에 큰 전대(돈이나 물건을 넣고 허리에 차거나 어깨에 메도록 만든, 폭이 좁고 긴 자루)를 찼는데, 묵직하게 늘어져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고 있었다. 그러자 심부름꾼, 주인, 술 손님, 행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마음속에서 존경심이 일어나는 사람도 있었다.

 “호, 한Q! 돌아왔군! 돈을 많이 벌었나 본데!”

 “응, 돌아왔어. 문 안에 들어갔다 왔지!”

 한Q에 대한 소문은 당장 온 마을에 퍼졌다. 사람들은 새옷을 입고 나타난 한Q가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알고 싶어했다. 주막에서, 찻집에서, 사당 처마 밑에서 사람들은 한Q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어느 틈에 한Q는 그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어 있었다.

 한Q의 말로는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고 했다. 이 한 마디만으로도 듣는 사람들은 모두 숙연해졌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는 것은 당연히 존경을 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그렇지만 한Q는 교수들이 실제로는 ‘개 같은 놈’이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사람들은 한Q의 말을 들으며 통쾌해 하기도 하고 탄식을 하기도 했다. 한Q가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전문의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아깝기도 했던 것이다.

 “자네들, 수술하는것을 본 적이 있나? 허, 볼 만해. 심장을 이식하는데, 굉장했다구!”

 한Q의 말을 듣고 있던 사람들이 몸을 흠칫했다. 그러자 한Q는 느닷없이 왕털보의 가슴팍를 내려치며 “싹둑!” 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왕털보는 깜짝 놀라 재빨리가슴을 움츠렸다.

 하여간 얼마 안 가서 한Q의 명성은 안방에 있는 여자들한테까지 좍 퍼졌다.

 “쩌우치 댁은 한Q에게 감기 진료를 받았대.”

 “자오바이옌 어머니도 아픈 애들 진료를 봤다는군. 단돈 30전에 말이야.”

 여자들은 마주 앉아 이런 말을 주고받으며, 한Q가 나타나길 눈 빠지게 기다렸다. 한Q에게 처방을 받은 쩌우치 댁은 너무 기쁜 나머지, 자오 마님에게 처방전을 들고 가 자랑을 하였다. 자오 마님은 자기도 진료를 받고싶다며, 쩌우치 댁에게 즉시 한Q를 찾아 데려오라고 하였다. 자오 씨 댁 식구들은 초조하게 한Q를 기다렸다. 한참 만에야 한Q가 쩌우치 댁을 따라 들어왔다.

 “한Q, 환자를 봐주며 돈을 벌었다지? 다름 아니라 내가 아픈곳이 있어 그러는데…….”

 “오늘 진료는 여기까집니다”

 “그럼, 이 다음에 시간이 나면 먼저 우리 집으로 찾아오게나.”

 한Q는 내키지 않다는 듯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 자오 영감과 수재는 한Q의 불손한 태도에 몹시 화가 났다. 그래서 이 염치 없는 놈을 마을에서 아예 쫓아내 버릴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건 너무 심한 것 같아 그만두었다.

 한편 건달패들은 한Q에게 의대에 가게 된 내막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한Q는 숨기려는 기색도 없이 오히려 우쭐거리며 자기 경험을 털어놓았다. 사실은 의대에 입학한 것이 아니라 한의대에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Q가 의학을 공부한것은 아니고, 자기는 단지 한방을 공부하고 한방고서를 외웠을뿐이라고 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한Q가 한의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이로 해서 마을 사람들은 ‘역시 한Q는 두려워할 만한 존재’가 못 된다고 생각하였다.




- 韓Q正傳 中 -

(The True Story of Han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