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까로서 한의학을 까왔다.
인터넷으로 이딴 짓이나 하며 시간낭비했지만
후회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한무들이 너무나 경멸스러웠기 때문이다.

세상은 원래 부조리하다. 인간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동물에 더 가깝고, 우리네 사회는 욕망을 최대한으로 부추겨,무절제한 수준에 다다랐다. 그렇기에 누구 하나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기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이 사회에는 그 부조리함으로도 용서받기 힘들 정도로 노골적인 이기주의로 살아가는 집단이 있더라.
그게 바로 한의사라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고등학생 때 안구건조증을 고쳐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했었다. 눈이 아파서 공부를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안과에서도 제대로 치료가 안 됐기에, 엄마는 날 한의원으로 데려가셨다. 나는 학벌주의에 사로잡힌 고등학생이었기에, 그 대학의 한의원이라면 충분히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박사 학위까지 갖고 있더라.

하지만 그의 치료는 우스운 수준이었다. 그때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넷으로 찾는 수준보다 못한 치료팁을 들었다. 먼 하늘을 보라는둥, 닭고기 먹지말라는둥, 그딴 얘기들을 들었다. 그리고 눈꺼풀의 안쪽 살을 침으로 콕콕콕 찌르고 세척액으로 씻어내며 피(혈이라더라)를 뽑았다. 한 달 넘게 다녔지만 치료는 전혀 안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의학을 신뢰했다(동양철학의 마법은 문과에게 특히 강한가보다. 저딴 짓을 하는 걸 보고도 믿다니).

나는 나름 한국의 최고대학이라는 곳 중 하나에 입학하고(그래봤자 한의학 믿는 저능아가 됐다), 카투사에 입대했다. 제대하고 나니 피부에 여드름이 흉터가 많이 있어서, 피부과를 다녀보다가 인터넷에 피부 전문 한의원들이 주구장창 있길래 한번 가봤다. 결국 나는 동양철학에 대한 환상으로, 돈을 200 넘게 지르게 됐다.

근데 다닌 지 한 달도 채 안되서,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약 빼고는 일반 피부과와 다르지 않고, 가격만 1.5배 이상 비싸기만 했다. 갑자기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다. 아니, 사실 약을 받았을 때부터 수상했다. 약값은 2,30만 원 정도였는데, 총 금액은 200이 넘으니, 대체 이 사람들이 말하는 근본치료가 뭔지 의아하게 느껴졌다.

그 한의사 말로는 항생제, 스테로이드로 내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고, 장기부터 치료해서 근본적인 건강함을 되찾게 해줄 수 있다고 했다. 남들은 밤새서 피곤해도 피부 트러블이 없는데, 그렇게 만들어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매번 맞는 침은 효과가 영 시원치않고, 한약 마셔도 조금도 건강해진 느낌이 없었다. 갈 때 마다 해주는 진찰은, 아무리봐도 그냥 쇼다. 그때 나는 100프로 사기라고 확신했다. 그냥 이 사람 의사놀이 하고 있다고밖에 안 느껴졌다. 이거 계속 속으면 진짜 바보다.

이후에 한의학 갤러리라는 곳에 들어와봤다. 몇몇의 고닉들과 그들의 추종자들, 그리고 한까들의 글이 있었다. 한까로서 한의학의 부조리, 우스움, 무능함, 비상식, 몰염치를 파내서 글을 쓰니 개념글에 종종 올라가곤 했었다. 그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애들이 많아서 기뻤다. 얘네도 다들 사기 당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한의사라는 사람들은 항상 주된 관심사가 월에 얼마 번다느니, 섹스가 뭐라느니, 자기는 지균으로 한의대 와서 섹스하고, 지균 안 쓴 친구는 공대가서 후회한다느니 하는 글들이 보통 그들이 쓰는 글이었다. 진짜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얘네가 쓰는 글이 그런 것들이 전부였기에. 그냥 그런 낙으로 살아가는 애들이다. 뭐 요양, 공보의 그런 질문글들도 있긴 했다.

사실 한의사들 이해 안되는 바는 아니다. 한국에서 살면서 돈 말고 뭐가 중요하겠나 싶다. 남이 죽건 말건 그딴 게 무슨 소용이겠냐. 자기가 돈 많이 벌고 잘 사는 게 중요하지. 남들 치료한다는 사람들조차 말이다.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그래서 그만 할라고. 여기서 글 써봤자 갈 사람들은 가겠지. 그 사람들 사실 이것저것 다 해봤는데 안 나아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도피처가 한의원일거야. 그리고 한의원에서는 기쁜 마음으로 환자를 받겠지.

그래봤자 남일이니까 나도 신경 끄고 살아야겠다. 다들 열심히 살아라. 한까건 한빠건, 자기가 보는 세상이 전부고 자기만 행복하면 되는 거겠지.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 보고싶은 거만 보고, 느끼고 싶은 거만 느끼고, 즐기고 싶은 거만 즐기면서. 역겨운 모습들 바라보며 비판의식 갖는 것도 지긋지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