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한의대 실태 폭로에 “터질게 터졌다”

- 자퇴 한의대생 글 화제…수험생들에게 널리 알려야 강조


한의대 자퇴생이 쓴 한의대의 실태를 폭로하는 글에 의사들은 “터질게 터졌다”면서, 수험생을 비롯해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최근 한의대 입학 4년만에 자퇴했다는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한의대 자퇴생이 쓰는 한의대’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글쓴이는 “의대를 못가면 못 간거지 한의대는 대안이 아니다.”라며, “한의대에서 현대의학도 배우지만 깊이가 얕고 사이비 내용도 배운다.

한의대는 생각하지도도 않다가 수입이 높아보여 진학하는 것은 극구 말린다.”라고 밝혔다.그러면서 한의대 전공과목인 본초학과 형상의학, 경혈학 등에서 교수들이 얼마나 황당한 내용으로 수업을 하고 시험문제를 내는지 설명했다.

본초학의 경우 “이 약재는 뿌리가 혈관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혈을 제거합니다”, “이 약재는 빨간색이죠? 그래서 혈에 작용해 양혈작용을 합니다”, “이 약재는 뿌리가 나무를 타고 올라갑니다. 그래서 상반신에 영향을 주고, 근육을 풀어줍니다”는 식이다.글쓴이는 인체의 겉모양새(주로 얼굴과 신체모양)로 성향을 판단하고 진단에 활용하는 형상의학도 혈액형별 성격유형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면서, 경혈학은 무협지를 옮겨놓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을 접한 의사들은 한의대 교육내용이 개그 프로그램 같은 수준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국민, 특히 수험생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은 “국가의 잘못된 의료 정책으로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로 접어든다는 건 정말 유감이다.”라며, “지금이라도 정부와 한방계는 한방의 실상을 전국민과 특히 학생들에게 제대로 알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의사포털에도 “이런 글들이 넘쳐나야 정상인 사회인데, 사이비 추종자들의 목소리만 크게 들리는 세상이니 지금도 한의대를 꿈꾸는 수험생들이 제일 불쌍하다”, “입시 사이트에 올려 국민을 계몽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자신도 한의과대학에 입학할 뻔했는데 ‘큰일날 뻔 했다’는 반응도 많았다.A 의사는 “한의대에 지망했다가 떨어져서 의대에 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 이를데 없다. 한정된 정보 속에서 막연히 한의사에 대한 갈망같은게 있었다.”라며, “지금은 의대 진학하고 전문의 따서 개업해서 살고 있지만, 그 때 한의대를 갔더라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가끔 상상해 본다. 한의대 떨어져 의대를 가다니 난 참 운도 좋은 놈이야하면서 말이다.”라고 전했다.

B 의사도 “저도 그럴 뻔 했다. 드라마 ‘허준’ 방송할 때 한의사가 가장 인기있던 시기였다. 큰일날 뻔 했었다.”라고 동조했고, 개원 5년차라는 C 의사도 “저도 과거 ‘허준’보고 한의대 가려다 떨어져서 의대 왔는데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D 의사는 “더 큰 문제는 한약에 들어가는 양이 한의사마다 다르게 주먹구구라는 것이다.”라며, “어떤 한의사는 동의보감에 적혀있는 것의 4배를 쓴다고 한다. 현대인은 여러가지 많이 먹어서 약이 안 듣는다는 논리인데 황당하다.”라고 지적했다.글쓴이를 격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 의사는 “글쓴 학생이 참 안 됐다. 의사만이 길은 아니니 다른 길도 잘 찾아보길 바란다. 용기 있는 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글쓴이는 지난해 9월 전국 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연합 의장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D 대학교 한의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 1월 30일 자퇴했으며, 자퇴 당시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담은 대자보를 학교에 붙였다고 한다.글쓴이는 “애초에 한의대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의 유능한 인재들이 이런 고생을 안했을텐데, 공대나 경영대를 갔으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됐을텐데 안타깝다.”면서, “차라리 의료일원화를 하고 기존 한의사는 재교육 및 재시험을 통해 라이센스를 갱신시키고, 기존 한의대생들은 TO에 맞춰 인근 의대에 편입시키는게 낫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이어 “사람들이 자퇴를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난 입학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한다. 비상식적인 내용도 문제이지만, 문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다.”라며, “바깥세상에서는 현대한의학, 합리적 치료, 보험등재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한의학과는 아직 사이비들이 판치고 있다. 이들이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한, 이곳에 밝은 미래는 없다.”라고 일침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