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분쉬 박사는 진찰실과 수술실을 차려 코레아인들을 상대로 의료사업을 하고 있었다. 처음 2년 동안에는 겨우 43명의 환자가 그의 의술을 믿고 찾아왔다. 대부분 피부병에 시달렸는데 이 독일인 의사를 믿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마지못해 그의 처방약을 복용하였다. 병이 조금이라도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면 약 복용을 중단하고 진찰 받으러 오지 않았다.


“이 불쌍한 사람들이 받는 괴로움이 어떠한 것인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그가 말했다.

“코레아인들은 자기 나라의 의술을 깊이 신뢰하고 있습니다.”

분쉬 박사가 말했다.
“그들의 무지와 미신은 끝이 없습니다. 무당이나 도술사의 농간에 놀아나는 것이지요. 이들은 돌팔이 의사들보다 더 형편없는 의술(한의학)을 가지고 있고 이들이 처방하는 약들은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것들이라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분쉬 박사는 내게 그 책을 건네주었고 나는 영국인 선교사가 번역한 그 책에 몰두하였다. 가장 괴이한 치료법으로는 쇠똥을 바른다든가, 해바라기 씨를 달여먹는다든가 하는 것들이었다. 어떤 병은 환자가 숭아 씨를 이등분하여 한쪽에는 ‘해’라는 달을 쓰고 다른 한쪽에는 ‘달’이라고 써서 꿀을 발라 다시 붙여 단숨에 삼키면 바로 낫는다고 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치료법으로 작은 개구리 세 마리를 산 채로 삼키면 모든 종류의 복통에 즉효가 있다는 처방이다.

만약 병세가 극도로 심할 때 삶은 까치 한 마리나 네 개의 구운 개발을 먹으면 좋다했다.

일반적으로 기운이 없는 애들은 마흔 살 된 여자의 머리카락을 넣고 충분히 끓인 뜨거운 물을 마셔야 된다고 했다. 책에 의하면 코레아에 만연되어있는 매독 또한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세 마리의 메뚜기를 잡아 그 날개에 꿀을 바른 다음 말려 가루로 만들고 그것을 3등분한 후 술에 섞어 매일 아침 공복에 복용한다.

이런 것이 소위 코레아의 의술이었다. 1천 년 전의 그것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자주 있는 일로 코레아인들은 내 처방을 따르는 동시에 자신들의 어처구니 없는 치료법을 실시합니다. 만약 병이 나으면 내 처방이 효험을 본 것이라고 절대 믿지 않고 한방의 치료법에 그 명예를 돌립니다.”. 




아손 그렙스트, 『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 책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