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 작성자인데 궁금한거 있으면 질문 받는다. 한의사, 양의사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이나 옹호는 받지 않는다. 한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라 현직 한의사가 답해준다.
내 직장은 양한방 협진 OO요양병원이다. 아침 8시 출근과 동시에 원장님과 회의를 시작한다. 한달에 한번 있는 회의이지만 병동 주치의가 아닌 내 얼굴을 혹시 알아보지 못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 날은 덥지만 옷장에 있는 흰색 가운을 꺼내어 입어본다. 환자가 점점 늘어서 재활과장님이 한분 더 오셨다고 원장님이 뿌듯한 표정으로 소개를 한다. 나도 한방재활의학과인데 나까지 포함하면 셋인데 왜 둘이라고 하시는걸까? 나는 못들은체 하며 핸드폰을 쳐다본다. 오전일과는 중풍 환자들의 침치료다. '맥삽삭' 내가 자주 적어두는 용어지만 내과 원장님들이 뜻을 찾아보실까 약간은 겁이난다. 'hemiplegia'나도 알지만 나에게는 '수족탄탄'이 있다. 내 첫번째 별명은 '침돌이'이다. 3만원정도 하는 추가비용을 내면 내가 돌아다니면서 침을 놓아주기 때문에 동기들은 나를 '침돌이'라고 부른다. 어릴때부터 항상 수다스러운 모범생이었던 나는 '백회'에 침을 놓으며 환자에게 이런저런 한의학적 지식을 전달해준다. 4인실에서 내 목소리가 점점 흥에겨워질때쯤 양방원장님이 회진을 오셨다. 나는 티가 안나게 목소리를 줄이느라 노력했지만 환자는 내 목소리가 작아지는걸 눈치챘겠지?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항상 1등으로 밥을 먹는다. 양방과장님들이 의학적인 대화를 하는데 불편해 하시지는 않을까, 내 한의학적 관점을 물어보시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밥먹고 쉬는데 간호사실에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XX환자분은 양방과장님이 다리 부었다고 침 놓지말라고 하셨는데 왜 침놓고 가셨어요?" 내 실수였다. 짜증스러운 간호사의 말투에 내 입에서는 죄송하다는 말이 나올 뿐이었다.  저녁시간이다. 양방과장님들은 집에 가시고, 오늘은 내가 당직인 날이다. 내 두번째 별명은 '네무새'다. 내 역할은 간호사실에서 콜이 오면 양방과장님들이 내둔 PRN처방에 '네'라고 앵무새처럼 답하면 되는 아주 쉬운 일이다. 원장님께서 "한의사 당직인 날은 바이탈 흔들리는 환자 있으면 주치의한테 직접 연락하라"고 해두신 덕분에 편안한 당직을 보낼수 있다. 원장님께서 전혀 악의는 없으셨겠지. 이렇게 편한 직장에서 대기업 수준의 월급을 받으니 어렸을때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다. 좋은 의사가 되어 아픈 환자를 돌볼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고등학생 시절 나에게는 미안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