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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잘 만든 게임을 하니까 기분이 좋네요

일주일동안 퇴근하자마자 잠 줄여가며 달린 보람이 있음




이 게임 짜임새 관련해서 처음부터 놀랐던게 튜토리얼 부분이었음

스타팅 지점 모닥불에서 시작해 마을 한바퀴를 돌면 튜토리얼을 마치고 게임을 켠 자리로 복귀하는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조차 루프의 은유일 수도 있겠네




게임하면서 고비가 없었다면 거짓말인듯

게임 시작하고 목재 화로랑 잔바위에서 힌트 얻고, 조각난 공동으로 바로 향했는데 익숙치 않은 조작때문에 현타도 여러번 왔었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건 겨우겨우 힘들게 도착했는데 산소/연료/초신성 때문에 루프 시작으로 꼼짝없이 돌아가야 할 때

맞는 방법 찾았는데도 조바심 때문에 괜히 공략 찾아보게 된 적도 있음(특히 재 쌍둥이 프로젝트 진입) 

여기 갤럼들이 스포 피하는 선에서 공략 알려준게 도움이 많이 됐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양자의 달 관련된 퍼즐들이었음


특히 양자 이미징 규칙 발견하고 양자의 달 고정시킬 때 루프마다 잉걸불 쌍둥이 들러서 정찰기 붙여줬었는데

(사실 이거 발견한 것도 기분 엄청 좋았음)




문득 위치가 어디든 관측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머리 속에서 이 이미지 (A pale blue dot) 떠오르길래 바로 해봤는데 실제도 되는거 보고, 제작진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실감이 되더라 

나한텐 엔딩만큼 짜릿한 순간이었음




맵 구조를 정말 잘 짰다고 느낀 부분은 잉걸불 쌍둥이었음

탈출 포드 2호로 들어가서 힘들게 도시 발견하고, 중력 대포 쪽으로 나왔을 때는 감탄했음

사람들이 왜 안해본 뇌 사고싶다고 하는지 알겠더라고

양자 얽힘도 처음 발견한 곳에서 조명만 껐으면 정말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다는게 흥미로웠음




약간 아쉬웠던건 루프물이다보니 꼼짝없이 목재 화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나, 가시 나무에서 엔진 끄고 잘 내려가는데 아귀에 부딪혀서 다시 시작했을 때 정도 

일지를 반드시 우주선으로 돌아와서 확인해야 하는 것도 좀 귀찮았는데(죽으면 갔던 장소 다시 가서 여기저기 찾아야 하니까) 이건 게임 상의 몰입감을 심어주니 넘어갈만했음

이건 정말 개인적인 감상인데 아우터 와일즈 탐험대의 악기 연주가 같은 틀을 따르는거 보고, 혹시 행성 정렬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했었음

도망치는 엔딩에서 정말 슬프게 구현되긴 했지만




스토리는 우주 게임에서 풀 수 있는걸 잘 풀어냈다고 생각함

우주의 눈의 발견, 불시착, 각 탈출포드의 후손들의 결합, 양자의 달로의 순례, 허무한 멸망... 

나는 재 쌍둥이 프로젝트를 게임 거의 최후반부에 갔는데, 초신성 폭발로 에너지를 만든다는게 터무니없으면서도 정말 재밌었음

투영에서 봤던 우주공간이 사실 재의 화로에서 캐온 빛나는 돌이었다는 사실도

만악의 근원인줄 알았던 태양 정거장이 사실 실패했고 태양의 자연사로 인해 루프가 가동된거라는 설정도 엄청 웃겼음

그 밖에도 혼펠스가 발견한 허블 딥 필드나, 거인의 심연에서 섬을 아예 우주까지 날려버리는 폭풍 등 우주적 스케일로 벌어지는 소소한 이벤트들이 게임을 계속 즐겁게 해줬음

막히는거 있을때마다 소문 노트 정독한다음 자고 일어나면 생각나는 부분도 게임을 켜지 않은 동안에도 흥미롭게 만들어줬어





엔딩도 참 강렬했음

가시덤불에 걸린 함선 코어를 갈아끼우는 것까진 생각이 났는데, 시간이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소문노트 켜보니까 위치 안내 시키면 프리패스더라

버그였는지 우주의 눈 좌표가 좌하단에 안떴었는데, 육각형 좌표입력기 보고 머리에서 스치듯 좌표가 생각난게 나한텐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음

작은 초신성들이 깜빡이며 사라지고, 관측할때마다 쇠퇴하는 사물들이 노마이, 합주 동료들, 그리고 우주의 끝을 함축한 것 같아서 뭉클했음

28만년전 노마이 기준으로도 우주가 죽어가고 있었으니 가능성의 입장에선 이상적인 엔딩이 아닐까 싶음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루프이기도 하고




DLC도 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피곤해서 좀 묵혀놔야 할듯

사실 VR모드로 게임 시작하려다가 자꾸 오류떠서 계속 못했던건데, 기회 되면 DLC는 VR로 해보려고

생각 정리용으로 쓴 글이라 재미없어도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