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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직전에 화로인들 한명씩 인사하고 다녔는데 유독 처트가 우주가 죽는다는 말 듣고 멘붕을 심하게 하더라고
처음에는 생긴것도 쪼그만한놈이 귀엽노 ㅋㅋㅋ 이러고 있었는데, 엔딩 뒤에 생각해보니 처트가 그렇게 반응하는게 이해가 가더라
초신성은 육안으로 일생에 한번 관측한다면 엄청나게 운이 좋을 정도로 보기 힘든 천문현상임
전파망원경이 생기기 이전에는 수백년단위로 역사서를 뒤져야 기록이 나올정도로 드문 일이란 말이지?
화로인들은 하는거 봐선 전파망원경이 없는데, 게임 초기에 처트한테 가서 말해보면 초신성을 두 개인가? 세 개인가 봤다면서 좋아함.
좋아할만 하지, 일생에 한 번 볼까 말까한걸 두 번이나 봤으니까.
그런데 내심 속으로 불안했을거임. 처트는 천문학자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가시광선으로 초신성을 두번이나 본다는건 뭔가 이상한 일임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뛸듯이 기쁘겠지만, 그게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뭔가 불안해지기 마련임.
운이 좋았던게 아니라 지금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내가 알고있는 얕은 천문 지식에 의하면 우주가 팽창을 거듭하다보면 유력하게 나오는 종말 시나리오가 열죽음이야.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블랙홀이 될만한 질량으로 물질들이 뭉칠 수가 없어서 죄다 초신성이 되어버릴 것 같더라고. (내가 알고있는 초신성은 부피대비 질량이 작아서 축퇴력>인력인 경우밖에 없음)
플레이어가 노마이 함선을 보고 와서 그 불안에 쐐기를 박아버림. 우리 우주가 죽어가고 있다고. 우리보다 뛰어난 우주 항해기술을 가진 노마이가 그걸 보고 모이는 중이라고.
처트는 그 말을 듣자마자 초신성과 연결지을 수 있음.
플레이어가 하는 '우주가 죽는다'는 말은 처트에게 추상적인 죽음으로 다가오는게 아니라, 자신이 관측했던 초신성이 근거가 되어 누구보다 더 구체적으로 와닿는 공포를 느낄 수 있게 된거임.
아까까지는 '운이 좋았다' 라고 생각했던 초신성 관측결과가 20분도 안돼서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증거가 되어버린거잖아.
실제로 하늘을 보면 초신성이 수십개는 터져나가고 있어. 이건 우주가 열죽음 직전이 아니라면 도저히 설명 불가능한 수준임.
화로인은 하필 그 시기에 막 우주로 진출한 종족이고.
누가 그러더라. 우리는 바다를 탐험하기에는 너무 늦게 태어났고, 우주를 탐험하기에는 너무 일찍 태어났다고.
화로인은 살아가기에는 너무 늦게 태어나버렸다. 그것도 기아, 전쟁, 가난같은 행성이나 나라단위의 죽음이 아니라 우주 단위의 죽음 때문에.
처트야...
개추
행운의 관측이 멸종의 증거로 바뀌는 그 낙차는 버티기 힘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