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탈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부정적인 에너지다.


/취업이 안된다.

x년차 백수다.

취업 해봤자 지옥이다.

차라리 노는게 낫다.

취업난, 취업 하고 싶어도 못한다.

대기업들 죄다 구조조정하고 희망퇴직자 받는다.

5년차 백수도 있네? 난 아직 1년도 안됐으니.../


갤을 수놓는 글들을 그저 아무 생각없이 훑고 지나간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부정적인 글들, 부정적인 에너지가 다시 일어서려는 다리를 앉은뱅이로 만든다.


아,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나처럼 사는 사람도 많구나.

청년 백수가 xx만명이라는데.

백수가 된 건 내 탓이 아니라 사회 탓이야.


놀고 있는 것에 대한,

일자리를 안 구하는 것에 대한,

일을 하기 싫은 것에 대한,

취업이 두려운 것에 대한,

합리화 플러스, 수많은 동지들의 존재에 자기도 모르게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을 봐라.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는데도,

말기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는데도,

열심히 살아보려 하는 사람들.

인터넷 세상에서 수없이 만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작게나마 동기를 얻어.


헬스를 하지 말라고?

독서를 하지 말라고?

뭔가 하고 있다는 착각과 뿌듯함에 백수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루종일 먹고 자고, 인터넷 세상에 빠져 있으면 백수 벗어날 수 있고?


백수 기간과 자존감의 크기는 반비례다.

백수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


나중엔 숨쉬고 움직일 수 있다 뿐이지, 정신은 식물인간과 다를바 없게 변한다.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게 작은 성취감이다.


백수 5년차

어쩌다 보니 백수가 됐고 어느 순간 식물인간이 된 나와 마주하게 됐다.

방안에서 담배 뻑뻑 피고 있는 날 내려다 봤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고, 운동을 떠올렸다.

근데 차마 헬스장에 못가겠더라.

그래서 집에서 시작했다.

팔굽혀펴기 50개 100개, 200개~ 1500개~ 2000개 까지 늘리고,

맨몸 스쿼트도 1000개 가량 했다.

어설픈 폼이지만 5~6시간이 걸리는 고강도 운동이었다.


정말로 뿌듯해지더라.

땀범벅이 된 몸을 보면 밥값이라도 한 거 같고, 건강해지는거 같고,

울툴불퉁 팔도 두꺼워 지는거 같고,


3개월 가량 집에서 맨몸 운동 하다가, 몸이 커지고 싶다는 욕심에 헬스장을 알아봤다.

처음 헬스장 갈때 왜이리 떨렸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한심한 날 알아채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당연한 얘기겠지만,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더라.


헬스 6개월.

엄마도 매일 집을 나가는 날 흐뭇하게 보셨다.

그게 좋았고, 변화해가는 몸이 날 뿌듯하게 만들었다.

자신감이 올랐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일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서울 4년제 문과생.

5년을 논 난, 거기다 스펙도 전무한 난, 대학 졸업장만 덩그러니 가진 난,

어렵다는 취업시장에서 티끌만도 못한 존재.


그래도 이력서를 난사했다.

당근 알바도 간간히 하며 몸을 적응시켰다.


결국 공장에 취업하게 됐다.

사무직을 하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있었는데,

그러다간 무기한으로 취업기간이 길어질것 같았다.


힘들었다.

빡셌다.

실수 연발.

이런 단순한 일도??? 라는 자괴감 가중.


근데 그 모든 힘듦을 뒤엎을 만큼 운이 좋았다.

어리버리 타는 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다독여주고 이끌어주었다.


매일 8시간에서 11시간 정도 일하고

달에 3~4번밖에 못쉬는데

행복했다.


첫 월급을 받고, 번인 심하게 온 엄마의 낡은 폰을 바꿔주었다.

돈 아깝게 왜 이런걸 샀냐면서도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엄마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쉬는 날은 치킨을 시켜서 닭다리 들고 낄낄 거리며 영화를 본다.

행복하다.

불과 1년 전에 나와, 지금의 난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과거의 난 부정적인 뉘앙스의 컨텐츠를 찾아가며 내 행동 내 선택을 합리화했었다.


내가 바뀔 수 있었던 건

단연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몸에 힘이 들어가는 만큼 흐물했던 정신도 점점 세워졌다.

요즘도 퇴근하면 곧장 씻고 헬스장으로 나간다.


내겐 운동이 계기였으나,

다른 무엇이라도 좋다.


백수 기간이 얼마나 되든지 간에, 무슨 사연이 있든 간에, 당신들이

부정적인 에너지를 피하고 긍정의 힘으로 일어섰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