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생활 반년정도 하다가 집에서 계속 눈치를 줘서 작은 마카롱 공장 들어감


출근은 9시 퇴근은 7시


내 업무는 마카롱에 들어가는 크림을 만드는 것


입사 첫날에 팀장한테 2시간 크림기 돌리는법 배우고 혼자서 끙끙거리며 크림기 돌림


퇴근하려고 하니 반죽라인에 있던 선임이 작업이 너무 밀린다며 일찍 나와달라고 부탁해서 출근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빨리함


작업량이 많아서 딱 퇴근시간 직전까지 반죽기 돌리다가 뒷정리 끝내니 어느새 7시 30분


공고엔 2시간마다 15분씩 쉬는시간 준다더니 그것마저 없고


점심도 구내식당 없어서 그냥 편의점 삼김에 라면으로 때우고 허겁지겁 들어가서 다시 일하기를 3주정도 반복함


우연찮게 나보다 한달 먼저 들어온 오븐쪽에서 일하는 사람이랑 집이 가까운걸 알게되서 퇴근후 같이 술한잔 걸치는데


조기출근 하고 휴식,점심시간때 일한것 그리고 퇴근 늦게하는 것 등등


하루에 못해도 1시간 30분 정도는 소정된 근무시간 보다 더 일하는데 그것에 대한 따로 추가급은 없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음


점심도 3달 일하면 근처 백반집 식권을 준다는데 그 전까지는 한달 식비 5만원 따로 주는걸로 퉁친다고 함


내가 일하는 크림쪽은 러시아 사람이 2년 넘게 일하다가 딱 나 입사하기 1주일 전에 그만뒀는데


5년정도 일한 오븐기 선임도 다음달에 그만둔다고 하더라


이사람이 팀장에게 듣기로는 원래 출퇴근 시간 잘 지켜지고 휴식,점심시간 보장 되는데


지금 오래 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동시에 그만두게 되면서 평소 쳐내던 물량을 못 소화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했다고 함


그럼 돈이라도 줘야 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이 상황에 대해서 좀 부당하게 생각하지 않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이렇게 어려울때 버티고 버텨서 자기 입지가 굳어지면 그때가서 연봉협상 할 계획이라고 하더라


오븐기 선임 나가면 이제 자기 없으면 오븐기 안 돌아간다고 자기자랑 존나함


어차피 집에서 할것도 없는데 빨리 출근해서 좋은 이미지 만들어 놓으면 앞으로 회사생활 편할 것 같다고...


열정이 대단하더라 존경심이 좀 생겼었는데 술 조금 더 들어가니 허세가 너무 심해서 같이 어울리고 싶진 않은 사람이었음


근데 아무리 되새겨봐도 나는 호구잡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심하게 들어서 다음날 출근해서 팀장한테 이번주까지 하고 그만둔다고 말함


팀장이 지금 힘든 시기인데 이렇게 갑자기 나간다고 하면 어떡하냐 그렇게 안봤는데 책임감이 너무 없다 이런소리 하는데


그럼 노동부에서 볼까요? 할려다가 말고 그냥 죄송하다고 하고 끝냈다 저번주 금요일이 마지막날 이었는데


내일 출근 안하는거 보면 부모님이 또 엄청 뭐라하겠지


돈이나 빨리 모아서 자취를 하던가 해야겠다


어디 하소연 할곳도 없고 깝깝해서 맥주한잔 하고 글한번 적어본다


다들 화이팅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