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었으니
계절의 변화에 따른 여러가지 감정과 회한을 느끼지 못했을리 없었다.
오늘 오후 5시에
저녁 노을이 멋있게 지는데
바람은 적당히 차가웠다.
참 많은 회한이 내 머릿속을 채웠다.
더 이상 돌아봐봤자 의미없고 부질없었던 삶이었다.
그 어린 나이에 찬 바람은 내 여린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을텐데
무엇을 바라보며 주저앉지 않고 걸었던가.
주저앉아도 아무도 손 내밀어 주지 않을 것을 알았었는지도 모른다.
나를 묶어놓았던 잘못된 가치들에 대한 반역심이었을까...
부모와 세상의 억압에 비뚤어지고 가려진 눈이었지만
세상을 바르게 보려고 노력했던...
위에서 내려다보기보다는
밑에서 올려다보려고 노력했던
19살때의 여린 나를 위로해주고싶은 가을날의 저녁이다.
주저앉아도 아무도 손 내밀어 주지 않을 것을 알았었는지도 모른다
굳이 누가 잡아주어야 할까 걍 내가 내 손 잡아주면 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