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이 불어오길래 바람을 따라 뛰어들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것이 폭풍 전야제 일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지금 잔해들만 남아있습니다.
내게 소중했고 꼭 필요했던 모든 것들이 치워버려야 할 쓰레기로 변해버렸고 엄청난 양을 혼자 치우기엔 산넘어 산입니다.
어릴 적 부터 늘 혼자였기에 외로움을 몰랐지만
내 인생중에 누군가가 나를 채찍질할땐 채찍을 찍어주는 존재가 바로옆에 있었다는 걸. 내 옆에 누군가가 바짝 붙어 있어줬던 기억들은 채찍질을 하기위해 곁에 있어줬다는 걸.
늘 그렇지만 나에게 미안할때 모두들 떠나갑니다.
나에게 고통주는 짓은 그만 두겠다고 하며 떠나가죠.
채찍질이 끝난 후 만신창이가 된 육신을 나홀로 수습해야 할때면 감추어 두었던 농도 짙은 외로움이 진하게 베어나옵니다.
아무래도 짙게 물든 외로움은 문신이나 흉터처럼 지워지진 않겠죠.
채찍질이 끝나도
나도 모르게 타인이 나에게 가까워지려 할 때는 그들의 양손이 비워져있는지 확인을 하게됩니다.
-때리지마.너무 아팠어.맞는건 괜찮은데 맞는 이유에 대해 알고 맞고 싶어.
-날 곤란하게 하면 넌 그냥 맞는거야.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넌 그냥 생각없이 늘 웃고 있었으면 좋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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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옥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어.
태어나서 난 처음으로 겁을 먹고 있어.
밑도 끝도 없는 폭풍잔해들을 치우는데 기약이 없다.
전쟁을 치루듯 업무를 끝내고
눈깔 굴려가며 퇴근을 준비하며 360도 스캔이 가능했던 내 두눈은
전방5미터밖에 보이지 않는 병신이 되었어.
만신창이로 뭔가를 시작해야하긴 하는데
일어서려면 쓰레기들부터 치워야해.
너덜너덜해진 정신과 육신으로 치우려니 너무 무서워.
남들이 우습게 볼진 몰라도 나에겐 소중했던 그 모든게 쓰레기가 되었고
그동안 난 많은걸 가졌던 사람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지.
가진게 많았던 만큼 쓰레기의 양도 엄청나니까...
쓰레기 더미에서 아름다운 보석들이 나온다.
청아하게 푸른보석
싱그러운 녹색 보석
따뜻함이 전해지는 노란 보석
폭풍에 스크래치가 나고 깨져버렸거나
멀리 강물따라 강물을 타고 사라져 버렸다거나..
쓰레기 더미에서 보석들을 건져 낼 때마다 보석들이 서럽게 울부짖는다.
깨진채 굴러다니거나 벌레들이 뒤덮어 버렸지만
한때는 신비롭고 우아한 보석이었다는 것을 난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해.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때 마다 현실로 이루어지던 내 과거의 영광은 질못된 믿음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내가 잘 알던 지름길도 막혀버렸다.
새빨간 마귀가 골목마다 진을 치는 그 지름길도 진흑탕이 되어버렸지.
앞으로 살긴 살아야하긴해.
다행히도 보석들을 일부 건져냈으니 지옥가기전까지 내 심장에 박아둬야지. 깨지고 울퉁불퉁해진 내 보석들을 눈깔에 박아버리고 입닥치고 조용히 몇년 살면 될 것 같네.
추악함을 끌어안고 오래 살진 못 할 것 같아.
추악함을 끌어안고 실 수 있는 모든게 사라졌으니.
내가 혼자라면
내가 주체가 되고
내 스스로를 벌하고
내 스스로를 칭찬하던
그런나는 온데간데 없다.
목표도 희망도 없이 당장 쓸돈이나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을 욕해왔지만
내가 지금 그렇다.
쓰레기 더미에서 간간히 나오는 섬유염색약이라던가 색연필들 견출지들이 너무 보잘 것 없어 보이네.
대충 팬티 두장과 추리닝 두벌이면 다른건 필요없게 됐지.
내가 빈손이 되어서 불만인게 아니야.
꿈도 희망도 없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악하며 살아온 날들이 너무 억울해서 자꾸 눈물이나. 그게 다 헛짓거리였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는 사치는 이제 부리지 않을거다.
나의 가치는 먹고 자고 싸는 똥만드는 기계일 뿐이었다는 걸 망각한채 설치며 살아온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다.
실질적인 용기와 제안들을 던져준 그들에게 면목이 없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지.
보고싶은데 만날 수가 없어. 친구도 아니지만 공동체안에 소속된 일원같은 그들은 언제나 부담없는 존재들이었어.
물에 젖어 오한이 들던 내몸을 담요로 감싸주던 그녀도 너무 보고싶고
멘탈이 나가있을때 국밥에 소주 한잔하고 따뜻하게 등 두들겨 주던 그도 보고싶고
나의 찢어진 구두를 가여워 하며 가벼운 주머니를 탈탈털어 이만원짜리 하이힐을 사서 신겨준 그도 보고싶어.
다들 외롭고 힘든데 나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준 사람들이어서 너무 보고싶다.
난 늘 울음을 참아내지만 그들앞에선 울어도 아무도 뭐라 안하거든....!
찌게 하나시켜서 소주빨던 그날 기억할지 모르겠네.
언니 나 그날 굉장히 행복했어.
우리몸이 땀에 쩔고 페인트 범벅이 되었어도 당당하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빠박이 여자하나 빨간머리 여자
그 둘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살아보자며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준 그 사람들 너무 보고싶어..
언니는 내 이야기 잘 들어 줄 수 있잖아. 내가 왜 한순간에 멍청해지는지도 잘 알아 주잖아.
지금 내 나이가 그때 딱 그때 언니나이네..
다음에 공연데이트 신청 할때 꼭 나갈거야...내가 먼저 가자고 하기엔 너무 부끄러우니까...다시 한번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
그냥 좆같아도 버티며 살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아.이글 되게 좋니
지금도 이렇게 글이라도쓰며 좆같은 일상 버텨내고 있잖냐ㅡ 니가 못 일어나면 삶이란게 끌어올린다. 끌려가기보다 박차고 일어나 뛰어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