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이 참 예쁘던 그 친구는 온데간데 없고 표정 하나 없는 총각이 기계적인 동작으로 사무실에서 호다닥 나와 아무 말 없이 포스기 앞에 서 있었다 갑자기 나는 아이스크림이 먹기 싫어져서 그냥 나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냥 나오기가 미안하기도 하여 황급히 전화기를 꺼내들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의 계획은 전화를 받은 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먹겠냐는 말을 건네지만 어떻게든 사갈 이유가 없는 답변이 나오도록 유도를 한 뒤, 마치 나는 사고 싶었지만 사갈 이유가 사라진 그런 캐릭터가 되는 시나리오 였다 하지만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나는 하늘도 참 무심하여라 라는 마음으로 허공에 전화를 받는 척 실례했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 나왔다 민망한 기분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동네 카페에 와 따똫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때리며 창 밖을 보다가 다시 손전화 보기를 반복하며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그런데 새벽 늦게까지 마신 이 술은 언제 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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