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4년 11월 11일
유럽에서는 휴전협정 조차 깨버리고 달려온 그리스도교의 구원군이 오스만 제국군에 의해 격파되어 사실상 동로마제국의 종말을 고하고 있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딱히 특기할 만한 일이 없는 시기이다.


저 멀리 대초원에서는 많은 부족들이 명나라와 무역을 하며 비교적 조용하게 지내고 있었고, 어린 황제가 즉위하여 환관의 전횡이 벌어지기 시작했어도, 명은 그 체급의 힘으로 그들이 쌓아올린 위세에 큰 변화가 없었고, 여전히 동아시아의 최강국이자 천명의 소유자로서 군림하고 있었다.


일본은 아직 오닌의 난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이묘의 힘이 강성하다고 해도 중앙의 아시카가 막부의 권위가 유지되고 있었다.


한반도에서는 태조 이성계로부터 시작되어 4대째 왕을 모셔 태평성대를 맞이한 조선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도'는 경복궁을 거닐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작년에 훈민정음을 완성하기는 했지만 반포를 언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아직 결정하지 못한 참이었다.
훈민정음은 소리글자로서 어린 백성들도 쉽게 익혀 중앙의 행정력을 투사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글자였지만 아무래도 중국과 사대부들의 반응이 마음에 걸렸다. 영락제 시절에 중국이 보여준 그 모든 것들은 중원의 부를 조선이 실감하게 만들었다.


안 그래도 어린 황제의 즉위로 환관이 위세를 얻어 최근들어 명에서 온 사신들의 횡포가 나날이 심해져 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중원과 멀어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간 대명의 위대하신 사신단 나으리들께서 조선에 올때 마다 서류에 올라가지 않을 공물을 얼마나 요구해댈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비록 환관들의 전횡이 대명의 국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는 해도 여전히 중원은 한반도에 비해 압도적으로 부유한 지역이었다.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낸 한반도와 분열된 중원이라도 전세를 함부로 판단하기 힘든데 통일 중원을 상대로 눈 밖에 벗어나는건, 위험했다.


그리고 유학자들은 이 새로운 글자들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자신들의 지방에 대한 이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인가. 일단 유학자들이 내놓을 몇가지 비난들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글의 반포이다. 어느 정도의 반발을 예상하든 그 이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건 명백했다.
비록 민중을 지도한다는 유학자의 이름을 달고 백성들을 가르쳐 봐야 쓸모 없을 거라고 하는 놈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걱정을 하며 달빛을 받으며 경복궁을 거닐고 있을 때, 문득 머리가 어지러워진 '이도'는 그자리에 쓰러졌다. 곁에서 그를 몰래 지켜보고 있던 사관이 급히 달려와 사람을 불러 그를 어의에게 보내 진찰받게 하였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이도'는 마치 뭔가에 홀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실없는 웃음을 몇 번 흘리더니 그를 걱정하는 말들을 적당히 넘기고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갔다. 주변의 신하들은 이걸로 일이 끝나나 싶었는데, 궁중의 사람들이라면, 왕의 일상을 조금이라도 알 만한 이들이라면 왕이 이상해졌다고 소근거릴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다.


고기 반찬이 없으면 밥도 먹지 않았던 왕이 갑자기 식단에 채식의 비중을 늘리고,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던 사냥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다. 비록 그 실력이 매우 부족했으나, 그 왕이 사냥을 시작했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 되었다.


또한 왜국과 대명에 사람을 보내 그곳의 정세를 살피라고 명하거나 혹은 길림에 있는 여진 부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해금령을 우회하여 해상 무역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요지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것만 해도 이상한 일이었지만, 얼마 전 부터는 무슨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 때문에 경연이 일어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이도는 전대왕들과는 다르게 무가 아닌 문으로서 신하들을 압박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해온 군주였기에 이런 식으로 경연이 갑자기 중단된다는 상황은 어느 누구도 상상해보지 못했다. 당연히 신하들의 관심은 그 책에 집중되었으나, '이도'는 책의 내용은 사관 조차도 볼 수 없게 하는 통에 그들은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관이 '이도'의 뒤를 따르다 찢어진 종이 뭉치를 확인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여 그 종이을 열어보았다. 그 종이에는 '토목의 변'이라고 적혀 있었다. 토목보라면 명의 거용관 주변에 위치한 작은 성일 것이다. 그곳에서 변이라고 할 만한 것이 생긴다면 당연히 유목민에 의한 것일텐데 아직까지 거용관에서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말은 들은 적도 없었고, 설령 사관이 놓쳐서 왕만이 그 소식을 들었다고 한들 그것을 어째서 종이에 적었는지는 사관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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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권 나오면 지구 국제 연합 연재 하려고 기다리다가 다른 연재하려고 국가 몇개 잡아봤는데 다 찍 싸버려서 결국 다시 조선으로 회귀해서 연재함.


특히 신라로 천명잡고 2천년 제국 세우려는 장대한 계획은 커국으로 삼태극 국기를 만들 수 없어서 그냥 던졌음. 장작위키에 있는 신라 군기 쓰려니까 왠지 이슬람이 동아시아 먹는 느낌 와서 별로 뽕도 안 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