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는 이 고을에 사는 배좌수의 딸 홍련입니다. 소녀의 형 장화는 칠세 되었고 소녀는 삼 세 되던 해에, 어미를 여의고 아비를 의지하여 세상을 보내더니, 아비가 후처를 얻었나이다. 후처의 성품이 사납고 시기가 극심하던 중 공교히 연하여 삼자를 낳았나이다. 그래서 아비는 혹하여 계모의참소를 신청하고 소녀의 자매를 박대함이 자심하였지만, 소녀의 자매는 그래도 어미라 계모 섬기기를 극진히 하였습니다. 계모의 박대와 시기는 날로 심해졌습니다. 



이는 다름아니라 본디 소녀의 어미가 재물이 많아 노비가 수백 인이요, 전답이 천여 석이었습니다. 금은 보화는 거재두량이요, 소녀 자매가 출가하면 재물을 다 가질 생각으로 소녀 자매를 죽여 재물을 빼앗아 제 자식을 주고자 하여, 주야로 모해할 뜻을 두었나이다. 그리하여 몸소 흉계를 내어 큰 쥐를 튀하여 피를 많이 바르고 낙태한 형상을 만들어 형의 이불 밑에 넣고 아비를 속여 죄를 씌운 후에 거짓으로 외삼촌 집으로 보낸다 하고 갑자기 말을 태워 그 아들 장쇠놈으로 하여금 데려다가 못 가운데 넣어 죽게 했습니다. 



소녀 이 일을 알고 억울하고 원통하여, 소녀 구차하게 살다가 또 어떤 흉계에 빠질까 두려워 마침내 형이 빠져 죽은 못에 빠져 죽었나이다.죽음은 섧지 않으나 이 불측한 누명을 씻을 길이 없사옵기에 더욱 원통하여 등내마다 원통한 사정을 아뢰고자 하였는데 모두 놀라 죽으므로 뼈에 맺힌 원한을 이루지 못하였나이다. 이제 천행으로 밝으신 사또를 맞아 감히 원통한 원정을 아뢰오니, 사또는 소녀의 슬픈 혼백을 불쌍히 여기시와 천추의 원한을 풀어주시고 형의 누명을 벗겨 주십시오." 



  말을 맺고 일어나 하직하고 나가기에 부사는 괴이하게 여겨 생각하기를, 

 


 '당초에 이런 일이 있어 폐읍이 되었도다.' 



하고 이튿날 아침에 동헌에 나아가 이방을 불러 묻기를, 



  "이 고을에 배좌수라는 사람이 있느냐?" 

 


 "예, 배좌수가 있사옵니다." 

 


 "좌수 전후처의 자식이 몇이나 있느냐?" 



  "두 딸은 일찍 죽사옵고 세 아들이 살아 있나이다." 



  "두 딸은 어찌하여 죽었다 하더냐?" 

 


 "남의 일이오라 자세히는 알지 못하오나, 대강 듣사온즉 그 큰딸이 무슨 죄가 있어 연못에 빠져 죽은 후, 그 동생은 형제의 정이 중하므로 주야로 통곡하다가 필경 형의 죽은 못에 빠져 죽어 한가지로 원혼이 되어 날마다 못가에 나와 앉아 울며 말하기를, '계모의 모해를 입어 누명을 쓰고 죽었노라.'하며 허다한 사연을 하여 행인들이듣고 눈물 아니 흘리는 사람이 없다고 하옵니다."












-"작자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