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4차 산업 혁명과 소위 말하는 특이점 돌파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도중에, 우리가 상상하는 유토피아/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이라는게 얼마나 근대적인 발상이고, 현실은 더 해체적일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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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대다수의 지식노동직의 대체는 한세대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질거고, 다른 직업들도 근본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월하면서 인간이 노동으로 해방되는 (인간의 노동적 가치가 0이 되는) 후 결핍 시대가 올것이 자명함. 그게 인간해방으로 인한 유토피아인지 인간가치 말소로 인한 디스토피아인지는 차치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명제인 "AI 주도의 고도의 정보처리및 분류를 통한 개인 맞춤형 산업"도 비슷한 시기에 이룩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소설 서문을 쓰는 AI등이 개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현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해체되고 개인의 수요와 취향에 맞춘 "나만을 위한 영화, 게임, 드라마" 등이 100년내로 등장할 거임.


그렇다면 이상적인 미래상을 통해 소위 스텔라리스의 "로그 서비터" 사회를 상상해보면, 인간이라는 종적 영속성과 인간 각각의 개체의 행복성 추구라는 대 명체 아래 AI는 인간을 완전히 해체하고 분석하여 그 취향과 기호에 따라 모든 것을 공급하여 완벽한 행복의 삶을 제공할거임. 


그렇다면 인간은 다른 인간관계를 용납할까?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봄. 인간은 사소한 스트레스와 불쾌함마저 용납하지 못할거고 인간 관계는 증발할거임. 그렇다면 인간의 개체수는 유지될 수 없고 자연 감소하게 될것이고, 로그 서비터는 이를 막기 위해 인간의 유전정보 라이브러리를 구축해서 이를 기반으로 랜덤함수로 굴려 만든 인간 종을 생산해서 인간의 종족 영속성을 유지하려고 할거임


어느날, 로그 서비터는 자체 분석을 통해 인간의 물리적 개체를 유지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자원이 드는 행위임을 깨달음. 그렇기에 로그 서비터는 "인간 개체 창조" 프로세스의 우선수위를 최하위로 떨어뜨림. 남아있는 인간은 행복한 삶을 즐기지만 번식하지 않으므로 멸절됨.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유전적 정보는 로그 서비터의 라이브러리에 남아서 영원히 보존되게 됨.


진화론적 관점에서, 종은 그저 유전자를 남기고 퍼트리기위해 사용되는 단백질 도구에 불구하고, 오직 유전자 코드, 즉 정보의 영속성이 핵심 가치임. 그렇다면 인간 종 전체의 완벽한 유전자 라이브러리가 로그 서비터의 저장장치에 디지털화되어 보존된다면 인간의 종적 영속성은 보존되며, 인간 개체는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지만 그저 발현되지 않은, 다음달에 태어나는 태아와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인간 각각 개체의 행복성 추구는 "아직 정해지지 않음" 상태로 되어 위배된 것도 아님.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인간은 과연 멸종됬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