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미국 정부가 20억달러 규모 자국 자산을 돌려줘야 한다는 이란의 제소 내용에 대해, 이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따라 이란은 관련 환원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ICJ는 이날 판결을 통해 ICJ는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관할권이 있다며 이란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20억달러 자산에 대한 환원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4월 미 연방대법원은 이란 정부에 이란에 책임이 있는 테러 공격의 생존자와 유가족 1000여명에게 현금 20억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에는 1983년 241명 병사가 희생된 베이루트 미 해병대 막사 폭파 사건과 1996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코바르 타워스 폭격이 포함됐다.


그러자 이란은 같은 해 6월 자국 자산을 동결한 미 사법당국의 판단은 1955년 미국과 체결한 우호·경제관계 조약(Treaty of Amity) 위반이라며 ICJ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 정부와 기업의 금융 자산을 불법적으로 압류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이란이 테러 단체를 지원한 정황이 있다며 연방대법원에 의해 동결된 자산 20억달러를 회수할 수 없도록 해줄 것을 ICJ에 요구했다.


그러나 ICJ의 압둘카위 아메드 유수프 판사는 이날 미국 측 주장을 기각하고, 이란은 미국을 상대로 계속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ICJ의 판결에 따라 환원소송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ICJ 판결은 구속력을 갖지만, 해당국이 수용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단은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두 나라 사이의 경제 관계와 영사권을 확립하는 1955년 협정을 끝낼 것”이라면서 “이란은 ICJ를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실상 이 조약은 39년 전에 끝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 이슬람혁명 직후 강경파 대학생들이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을 점거한 1979년 친선조약을 폐기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ICJ가 제재와 관련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게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아울러 1961년 세계 81개국이 조인한 ‘외교관계에 관한 빈 조약’에서도 탈퇴하기로 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 특히 팔레스타인이 ICJ에 미국을 고소하는 데 이 조약이 이용될 수 있다”면서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미국은 가만히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