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 : 독일 외무성 통역관 슈미트


내가 (히틀러의)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히틀러는 책상에 앉아 있었고 리벤트롭은 창가에 서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두사람은 결과를 기다리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히틀러의 책상과 좀 떨어진 곳에 멈추어 서서

영국 정부의 최후통첩을 천천히 번역하여 읽었다. 이것이 끝나자 완전한 침묵이 흘렀다.

히틀러는 앞을 응시하면서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그는 훗날 혹자가 말하듯이 당황하지도 않았고 또 혹자가 주장하듯이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는 완전한 침묵을 지키고 있었으며 움직이지도 않았다.

오랜 세월과도 같은 이 침묵의 시간이 끝나고 히틀러는 아직도 창가에 서 있던 리벤트롭을 향하여 사나운 눈초리로

"이제 무엇을 하지?"라고 물었다. 그의 태도는 마치 그의 외상이 영국의 가능한 반응에 대하여 잘못 판단하지 않았느냐는 것을

함축하고 있는 것 같았다. 리벤트롭은 곧 답변을 하였다. "프랑스도 한 시간 이내에 똑같은 최후통첩을 수교할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나는 나의 임무를 마치고 나왔다.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이 나에게 몰려왔다. "영국이 방금 최후통첩을 수교하였다. 두시간 후에는

영국과 독일 사이에는 전쟁상태가 존재할 것이다."라고 나는 말하였다. 대기실에서도 이 소식은 침묵으로 이어졌다.


대영제국의 무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