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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찬양받는 독일 제국의 판도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현 독일연방공화국 판도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전체적으로 촉수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촉수로 여겨지는 땅거스러미의 형태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늘지 않다고 하여 촉수가 아니라고 믿는 것은 마치 굵기 방향의 거근은 음경이 아니라고 믿는 것과 같다. 계량적인 촉수 판단은 경직되고 맹목적인 기준이며 판도학을 침체시키고 있음을 깨달을 때가 되었다.

동쪽으로 뻗는 두 갈래의 땅줄기는 전체적으로 과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동프로이센으로 이어지는 윗쪽 줄기는 지나치다. 이것은 전체 판도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정도로 길며 최종적으로는 균형을 무너뜨린다. 슐레지엔은 위쪽 줄기에 비해 지나치게 빈약하며, 대등한 줄기라기보단 북쪽 줄기에서 분지한 지류에 불과하다. 이 점을 인정하고 나면 북쪽 줄기는 명백히 촉수로 규정된다. 오데르부터 동프로이센까지의 동서축 길이는 오데르 이서에 맞먹는다. 그러나 이것은 판도의 가장 북쪽에 국한되어 있다. 판도의 중심 덩어리는 이로 인해 서쪽으로 치우치며, 결국 판도의 남북 균형은 무너지고 동서축은 틀어지고 만다. 이것은 지도를 시계방향으로 30도 가량 돌려봤을 때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다. 수도인 베를린을 기준으로 해서도 동프로이센까지 이어지는 촉수는 반대편 끝에 비해 일방적으로 길다.

더욱이 동프로이센은 은근슬쩍 자신 스스로 하나의 작은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기형 종양이며 촉수 끝에 심어진 보형물로, 본능적인 불쾌함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동프로이센까지의 촉수를 느끼지 못하고 이것을 아름다운 판도로 오인하게 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가는 것에만 집착하는 계량주의적 촉수론이다. 다른 하나는 독일 제국 판도를 볼 때도 그 시선을 단치히에서 한 번 끊고 가게 하는 역사적 맥락이다. 이 시선 끊음이 촉수를 길지 않아 보이게 하고, 동프로이센의 기형종을 숨겨준다. 단치히 회랑은 독일 제국 판도의 맹목적인 추종자들의 문답무용의 비난을 받아왔으나, 사실 그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아 바로 그 독일 제국 판도를 구제해 왔다.

둘째, 알자스 로렌의 문제를 갖고 있다. 이것은 촉수의 문제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가까운 것으로, 각기 장단점을 무시하거나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고 할 필요는 없다. 특히 독일 제국 판도의 경우 중심 덩어리에 결정적인 무게감을 실로 탁월하게 부여하면서, 상기한 동서 불균형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에 탁월한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요염하게 패인 판도의 아름다움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뿐더러, 국제판도학적 측면에서 고전적으로 지적되듯이 프랑스 제3공화국의 육각판도의 무결점성을 보장하는 편이 최대 편익에 가까운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바인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이마르 공화국의 판도는 이러한 점들을 높이 평가할만 하다.

오데르 강 동쪽의 영토는 우선 두 줄기 간의 균형을 찾았다. 물론 지나친 영토 상실로 북쪽 줄기가 오히려 슐레지엔보다 빈약해지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것은 판도 전체의 평가를 크게 실축시키는 중대한 결함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악명은 기존에 크게 과장되어있다. 이 판도는 (독일 제국 판도가 '언뜻' 그렇듯이) 장대하지는 않으나, 귀여운 데가 있다. 북쪽 줄기는 지나치게 길지 않아, 그 해안선을 보면 중심 덩어리와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단일한 판도에 속한고 있다. '삐죽 튀어나왔다'는 맹목적 평가와 달리 실제로는 하나의 단단한 판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이 판도는 동서축의 뒤틀림과 남북의 불균형도 해소했다. 동프로이센을 제외한 바이마르 공화국의 본토는 다소 특이하긴 하지만, 사실 촉수도 없으며, (현재 독일연방공화국과 달리) 적당한 볼륨감과 수려함·다부짐과 우아함을 겸비하고 있는 수작이다.

한편 바이마르 공화국의 동프로이센은 월경지라는 사실 때문에 누대에 걸쳐 맹목적으로 그리고 편집증적으로 저주받아왔다. 그러나 이 또한 불합리하다. 동프로이센은 일반적으로 비난받는 월경지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동프로이센은 티끌같지 않다. 티끌같은 월경지는 소위 '알박기'라고 하는, 거슬리게 하고 집중을 방해하는 판도로 기피된다. 그러나 동프로이센은 그 자태가 당당하다. 스스로 솔직하며, 숨기거나 기만하지 않는다. 이것이 거슬린다면 그것은 감상자가 이미 거슬리고자 하고 있기 때문일 뿐이다.

동프로이센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이것이 본토와 연결된 땅임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다. 지도에 이 나라의 판도만을 그려놨을 때 저 멀리 홀로 있어 황당하지 않다.

동프로이센은 바다로 트여있다. 또한 본토와 바다로 연결되어있다. 따라서 동프로이센은 어느 나라 땅 한복판에 뜬금없이 박혀있지도 않다. 이 과정에서 바다 건너편이 아니라 같은 편에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절되어 납득할 수 없지도 않다.

결론적으로 바이마르의 동프로이센은 비난받는 월경지보다는 특수한 섬에 가깝다. 그 누구도 섬을 월경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동프로이센을 '월경지' 그 세 글자에 매몰되어 비판적 사고 없이 비난해온 것은 역대 판도학자들의 오만이다.

이 '섬' 동프로이센은 줄기가 유도하는 시선의 위에 안착한다. 그 크기는 부담스럽지도 티미하지도 않고 적당하다. 위치 또한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고 절묘하다. 마치 한반도에서의 제주도와 같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바이마르 공화국 판도가 독일 제국 판도보다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