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 인터뷰니까 같이 곱씹어 보자고
도쿄에서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났어요. 짧은 체류 일정이었지만 어떤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나요?
제 기억에 이렇게 일과 관련해 도쿄에 머무른 게 오래간만이었어요. 가깝지만 다른 분위기가 있잖아요. 좋았어요. 짧았지만.(웃음)
저의 감상은.(웃음) 그날 도쿄가 추웠잖아요. 이동도 많았고요.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무던하고 담담하게 곁에 있는 스태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더라고요. 촬영이 끝난 뒤에는 평소 좋아하는 식당을 예약해 모두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고요. 하루 동안 저는 박효신이라는 아티스트가 어떤 태도로 동료를 대하는지 조금 본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어릴 때는 지금만큼 느끼지는 못한 감정들인데요. 오래 이 일을 하고, 시간을 쌓다 보니 점점 더 크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어요. 제가 아티스트로서 완벽히 준비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100% 갖춰져 있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 부족함을 스태프들이 온전히 만들어주고 채워주잖아요. 고마울 수밖에 없죠. 저 때문에 다들 고생하는데 빛은 또 제가 다 받고요. 무엇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이 애정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런 애정 어린 수고들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도쿄에서 본 선선하고 품 넓은 모습과는 달리 음악을 대할 때만큼은 집념과 예민함, 엄중한 책임감을 지닌 아티스트로 익히 알려져 있어요. 공연 준비나 녹음 과정에서 자신을 혹독하게 쓰죠. 한 곡을 녹음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지에 대한 증언이 꽤 많더라고요.
저 자신을 노출하고, 이런 이야기들을 할 자리가 많이 없다 보니 어떤 일화들로 인해 뭔가가 만들어지는 것 같은데요.(웃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거든요. 저는 저를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그러니 내 장단점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한 번 더 노래를 불러보고 녹음하면서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가려보려 하는 거예요. 그 비율을 따지자면 단점을 커버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죠.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과정일 수 있겠지만,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저렇게 열심히 하는구나가 되고요. 한데 저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기도 해요. 노래 한 곡 끝내고 나면 죽을 것만 같고, 내 인생의 마지막 노래인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지만, 하다 보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지금 내가 여기서 이 정도에 만족하면 과연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박효신일까?’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되죠. 어떻게 보면 그 선에 맞추려고 노력을 하게 되는 거예요. 예전에는 그게 힘들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저에게 굉장히 좋은 동기예요. 큰 에너지를 쓰게 하는. 그래도 감사한 건 제가 어렵게 다 표현하지 않아도 스태프분들이 알아줘요. 그 마음을 알고, 서로 주고받는 게 있으니 힘내서 할 수 있는 거죠. 다른 의도 없이 그뿐이에요.
매 순간 내가 나를 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더라고요. 제 쪽에서 나라는 사람을 ‘나는 이 정도야’ 하고 잡아놔도 사람들이 저를 다른 선상에 만들어놓으면 ‘나 저기 못 가는데…’ 하다가도 막상 작업할 때는 그 생각이 박혀 있죠. ‘그래도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바라봐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데 내가 이 정도 노력은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완벽’이라는 말의 의미는 주관적이고 자의적이잖아요.그 말의 함의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느끼기도 하나요?
음악을 대하는 방식과는 다른 답이 될 텐데요. 생각해보면 이전에는 지금보다 욕심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이었어요. 저는 욕심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요. 어릴 때는 그게 과하던 시기도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당히 잘 덜어낸 것 같아요. 이제는 거울을 볼 때나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내가 지금 제자리에 잘 있나’ 하고 확인해요. 제자리에 잘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내가 지금 이쯤이면 다음에는 여기에 도달해야 하고, 계획한 대로 어디로 향해야 한다며 챌린지 하듯 살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가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등 두드려주고 싶어요. 길을 잃지 않고, 내 자리가 여기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으로 충분하고 완벽하다고 느껴요.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며 유독 어떤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도 하나요?
다른 일을 해보지 않았으니 오직 제 경험으로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일은 여러 면에서 균형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적당히가 없어요. 조금만 나태하고 다른 생각을 해도 결과물에 오롯이 티가 나거든요. 그러니 멈출 수가 없고, 공연이든 뮤지컬이든 앨범이든 발표 일정이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어떻게든 이걸 잘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히게 돼요. 다른 것은 보지 않고, 내 삶의 많은 것을 외면한 채 오직 눈앞의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앞뒤 안 가리고 몰두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결과물을 내놓고 나면 공허하고 허탈할 때가 많아요. 무언가를 크게 잃어버린 것만 같고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 해도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모든 결과에는 아쉬움이 따르기 마련이잖아요. 더군다나 이 결과물로 인해 대중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할지, 내가 전보다 좋았는지 혹은 못하게 되었는지 등의 말들이 제게는 무척 힘든 이야기들이고요.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순간들이 올 수밖에 없는데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였던 순간들이 고맙죠. 그럼에도 잘 마치고 났을 때 ‘나답게 잘했다. 사람들이 좋아한 것만으로도,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하고 스스로 토닥인 순간들에 고마워요.
박효신이라는 아티스트의 시간은 7집을 기점으로 크게 나뉘죠. 위로와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대두한 것도 이때부터고요. 무수한 명곡 중에서도 유독 7집의 ‘숨’ 뮤직비디오 영상에는 댓글로 많은 이들이 자신의 내밀한 사연과 일상을 공유하더라고요. 음악이 할 수 있는 위로의 선순환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7집은 저도 가장 아끼는 앨범인데요. 제게 터닝 포인트가 돼준 앨범이에요. 7집 전후의 삶이 당시 인생에서 높고 낮음이 가장 심하게 움직일 때였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나를 붙잡아야 했던 시간이었죠. 어느 때보다 나에게, 나에 대해 정확히 질문하고 대답해야만 했어요. ‘나는 누구이고,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살고 싶은 사람인지’ 등의 질문을 하며 만들어간 앨범이에요. 마냥 씁쓸하지만은 않은 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삶이 힘들다고들 말하는데, 그 말보다 우리가 더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구나 하고 알게 된 거예요. ‘숨’도 큰 주제를 가진 곡은 아니에요. 당시 여러 일을 겪으면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한숨이라 해도 내가 이렇게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에 고맙다, 이렇게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다행인 삶이다 하는 감사함에 만들어간 곡이에요. 돌이켜보면 그렇게 혼자 자문자답하고 다시 반문하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 있었어요. 그렇게 만든 앨범이라 많은 분들이 공감할 요소가 조금 더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지난 12월 싱글 ‘HERO’를 발표하면서 ‘전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클수록 그걸 담을 곡을 만드는 시간은 길어진다’는 문장을 썼죠. 음악을 완성하는 과정이, 마음을 온전히 담는 과정이 점점 더 어렵다는 말로 전해집니다.
라디오에서 이야기했듯이 ‘HERO’는 은퇴 곡으로 써놨던 곡이었어요. 한계점이 올 줄은 몰랐는데 막상 한계임을 느끼니까 저도 모르게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음악을 떠나서 산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지? 어떤 게 나답게 사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감사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하는데, 줄 수 있는 게 결국 또 노래밖에 없더라고요. 그 사실이 서글프면서도 그럼에도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라는 생각에 차분한 마음으로 곡을 썼던 것 같아요. ‘나는 이제 끝이야’ 하며 마냥 슬펐던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좋은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곡을 다 써두었다가 시간이 지나며 한계라고 느꼈던 감정들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다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계기가 오니 이 노래가 먼지 쌓인 노래처럼 되더라고요.
음악이 계속 음악을 하게 하는 거죠.
맞아요. 그게 참 아이러니하죠. 어릴 때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 힘듦 같은 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가장 힘든 순간들이 따라오는 거라고 당연하게 여겨요. 그래야 가장 좋은 것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박효신에게 좋은 음악 혹은 좋은 노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아직 유효한가요?
가장 어려운 질문이죠.
자문하기도 하나요?
저를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좋은 음악, 노래라는 것을 규정하고 나면 저는 그걸 해낼 수 없는 사람이라고 낙인하고 스스로를 배제해버릴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더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에게 가장 솔직하려 해요. 때때로 만들어놓은 것들을 버릴 때가 있어요. 그 기준은 당시의 내가 솔직하지 못했을 때예요. 스스로를 최대한 믿기 위해서, 믿고 싶기 때문에 솔직해야 해요. 저는 온전히 나를 믿어야 결과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라. 아마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막힐 거예요. 저는 담대한 사람이 아니고, 두려워하는 것도, 겁내는 것도 많아요. 그래서 스스로를 믿을 수 없게 되면 어딘가로 숨게 될 거라는 걸 알아요.
25년의 시간을 지나오며 얻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깨달음으로 들립니다.
맞아요. 인터뷰의 처음 대답들과도 이어지는데요. 스스로에게 솔직한 채로 제자리에 잘 있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성공의 기준이 되었어요. 누군가는 ‘도전 의식이 없나?’ 할 수 있겠지만 도전이라는 건 이미 너무 많이 해온 거예요. 뮤지컬이 그랬고요. 제 성격에 무대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당시에 지나친 욕심이었고, 도전이었으니까요.
큰 도전 중 하나였던 뮤지컬은 커리어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코어가 되었죠. 5월 31일부터 <팬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시 무대에 오릅니다. 10년 전, 초연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초연 작품은 재연 작품보다 두세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이 들 수밖에 없어요. 재연이 ‘이번에는 여기를 수리하고, 저기에는 이런 다른 색을 칠해보면 더 좋겠다’ 하는 식이라면, 초연은 설계도부터 그리기 시작해 허허벌판에 기둥을 세우고 건물을 짓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번에 <팬텀> 초연과 재연을 하고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건데요. 이전 작업들을 되짚으면서 새로운 <팬텀>을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2025년 새로운 <팬텀>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요?
<팬텀>은 주인공의 일대기 전체를 녹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기승전결을 잘 만들어가야 하는 작품이에요. 어린 시절부터 눈을 감는 순간까지 모든 인생을, 모든 감정을 잘 녹여야 저도 잘할 수가 있는 거죠. 초연 당시는 30대였거든요. 지금은 그때보다 인물에 대해 이해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음을 느껴요. 그때 충실히 했던 것으로 충분한 것 같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충분하지 않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어떤 부분은 좀 더 다듬어보니 훨씬 좋아지기도 했어요. 그렇게 다시 분석하고 해석하며 정리를 마친 상태에요. 보다 견고한 <팬텀>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혼란스럽고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 혼란과 고민을 끝낸 상태예요. 며칠 전에 만났으면 지금 생각이 너무 많다고 했을 텐데요. 다행이에요.(웃음)
지금 이 순간 박효신은 무엇을, 어디를 바라보고 있나요?
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게 좋잖아요. 어느 순간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게 될지… 잘 모르겠어요. 마침표를 찍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근데 그건 너무 꿈같은 이야기 같아요. 한데 언젠가 이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어야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도, 그게 언제임을 미리 정하거나 준비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평소에도 스스로에게도 이런 질문을 하거든요.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고, 무엇을 더 하고 싶고, 어디까지가 나의 이야기가 될까 하고요. 한 해 한 해 그 질문들을 하고 있는데 최근의 답은 이거예요. 어디까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되면 잘 찍을 수 있게 계획하고 설계하자.
마침표를… 꼭 찍어야 할까요?
그러니까요. 안 찍고 싶을 수도 있겠죠. 또 한편으로는 찍고 싶기도 해요. 그래야 제 인생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삶의 많은 부분을 가수, 배우 박효신으로서만 살아왔으니까요. 너무 감사한 인생이고 충분하지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마침표를 찍어서 내 삶을 충실히 잘 사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또 한편으로는 떠난다면 아름다울 때 떠나야 하는데 그 판단을 하기가 너무 어렵잖아요. ‘나 아직 아름다운데?’ 싶으면 안 떠나도 되는 거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때가 오면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요. 자신에 대해 모른 채 남들은 아니라고 하는데도 ‘아니야, 나는 괜찮아’ 하면서 억지로 이어가
고 싶진 않으니까요.
한 분야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들을 만나면 그런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고요. 아티스트로서의 삶, 개인의 삶, 이 모든 것이 나임을 받아들이는 순간이 있었다고요. 언젠가 그런 날도 오지 않을까요?
왔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나이에 비해 철이 없는 것일 수도 있는데 새장 안에 갇혀서 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나이에 맞게 생각해야 할 때는 아직 내가 부족한가 싶기도 해요. 반대로 내가 아직 생각이 어리네, 나이가 많이 안 들었네 하고 다행이라 여길 때도 있고요. 어린 마음에 하고 싶은 것이 많기도 하고, ‘나 아직 할 수 있어’ 하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그래도 내 자리는 이곳이지 하고 음악으로 돌아오려는 노력은 해요. 팬분들이 앨범을 오래 기다리고 있어서 저도 부담을 갖고 있기도 한데요. 원치 않게 주변이 시끄러워지면 제자리에 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시간을 걷고 있는 느낌인데. 다시 빨리 제자리에 와야죠.
끝을 상상하면서도 왜 여전히 음악으로, 제자리로 돌아오려고 하는 것 같나요?
그럼에도 음악은 어떤 일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나라는 작은 사람이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에요. 음악은 언제, 어떻게 생각해도 제게 늘 넘치는 대상이에요. 늘 그 이상을 받아요. 왜 흔히 다시 태어나도 음악을 할 건지 묻기도 하잖아요. 저는 돌이켜보면 음악으로 인해 행복했지만 힘든 일도 너무 많았잖아요. 유명해지니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것들이 있고, 그걸 생각하면 너무너무 하고 싶지 않은데도 다시 태어나 기회만 된다면 다시 이렇게 살고 싶죠. 이건 어떻게 고민할 거리가 아니에요. 그 정도로 너무 크고 높은 걸 얻으며 살고 있어요. 음악 하나로요.
지금의 박효신으로 설 수 있는 건 내가 가진 무엇 때문이었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팬들이죠. 가식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솔직하게 나의 모든 것을 다 꺼내어 이야기를 해도 변하지 않을 답이에요. 만약 제가 가수와 배우의 삶 외에 개인적인 삶에도 충실했다면 이 질문에 답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쉬운 질문인 것이 오롯이 가수로서만 살았기 때문에 이 질문에는 다른 답이 없어요. 순위를 따질 수도 없는 답이에요. 팬들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저라는 사람 자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제 삶이 그랬어요. 그래서 이 고마움을 어떻게든 되돌려주고 싶고요. 다행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힘든 삶을 겪으며 제 음악도 변하게 되었잖아요. 그 음악으로 팬들과 더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음악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사랑 노래만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상업적으로만 흐르지 않으며 제 나름의 다른 길을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고마움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걸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마무리할까요. 지난 25년 동안 오직 완전한 행복이라고 부를 단 하나의 순간이 있다면 언제를 꼽고 싶나요?
오늘 답이 다 이렇게 흐르는데, 조금의 과장 없이 말한다면 무대 위의 순간들이에요. 무대에 오르기 전도 아니고, 마치고 나서도 아닌 오직 무대 위에 있는 순간이요. 오늘 이렇게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느낄 만큼 그래요. 저에게 무대는 어떻게 저곳에 올라가서 노래를 하고 연기를 했지 싶을 만큼 매 순간 떨리고 두려운 곳이거든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에요. 단 한 번도 두렵지 않은 상태에서 올라가본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조금 있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이곳에 선 제가 꿈에서만 봤던 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노래할 수 있고, 숨 쉴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나 행복하게 해요. 물론 삶에는 여러 종류의 행복이 있죠. 여행을 하고, 엄마와 오래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99.9% 행복해요. 그렇지만 정말 100%라고 할, 0.1%를 더 보탤 수 있는 완전한 행복은 무대 위에 있을 때만 느낄 수 있어요.
줄 수 있는게 노래 뿐이라는 사실이 서글프면서도 그게 가장 큰것이기도 하니까 차분하게 써내려 갔다는게,,어떤 심정이었을지 짐작되니까 슬픔,,, 저 말에 대한 면역은 아직이야 그러니까 얼른 공연하고 앨범내서 면역 생기게 해줘
뉴비라서 대장이 이런 생각하는줄 몰랐어 히어로가 은퇴곡으로 써둔거라니ㅜㅜ 난 대장이 조ㅇㅍ 선배님처럼 할아버지가 되서도 노래할거라 생각했는데.. 대장이 느끼는 부담감이 무지 큰가봐
뭐랄까 되게 초연해지게 만드는? 글이네... 쩝
박효신 완전한 행복 다시 함 느낄 때 되지 않았나! 무대 도파민 풀충 시켜줄게 얼른 공연하자 ㅋㅋㅋ
인터뷰 보니까 더 보고싶어ㅠㅠㅠ
효신이형은 확실히 시간이 흐르면서 아티스트일때는 몰입감이 너무 강하다보니 힘듦도 따라오는 것 같고.. 그래서 언젠가는 다 내려놓고 본인 그자체의 삶을 즐기고싶어하는것같다 ㅠㅠ 그것까지 응원해주는게 팬이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오래 활동해주었으면 부담 안가지고 같이 살아가며 노래해주면 그게 행복인데
여러번 읽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