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초롱아. 아프다는거 멍청하게 눈치도 못채고, 또 예전처럼 무정란 낳을려고 그러는구나 싶어서 귀여워만 하고. 내가 너무 나쁘다. 복수가 그렇게 배에 차고, 종양도 있었는데. 워낙 활기차고, 우리 초롱이, 너무 좋아하는 아빠새만 보면 달려가서 뽀뽀해 달라고 하고. 아빠새는 싫다고 구박하는데도 마냥좋다고 노래 부르던 예쁘고 애교많은 아가였는데. 수술이 너무 힘들었구나. 그래도 수술 마치고 집에 와서 잠깐이나마 맛있는 알곡 없다고 부리로 밥 투정하던 우리 아가. 곡식이 아니라 미음부터 먹였다면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을까. 아니면 좀 더 일찍 눈치채고 병원에 갔었더라면, 좋아졌을수도 있을텐데. 이제 6살. 한창 예쁜 나이인데. 알통에서 아빠 엄마 새 품 안에서 덥수룩한 털 내밀고 노래 지저귀던 아가가 아직도 눈에 밟힌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대신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정말 하늘이 너무 무심하다.



2016년 8월 15일 알통에서 첫 만남. 초롱아 고마워. 우리를 만나줘서. 정말 너무 고마워.




2016년 8월 20일, 사람 손이 아직 낯선 아가새 초롱이. 따뜻한 숨결이 따뜻한 체온이 아직도 느껴지는거 같아.



2016년 8월 28일 알통 밖으로 용감하게 달려나온 아가 초롱이. 아직 이르다고 다시 알통에 넣어줘도 다시 냅다 달려나와서 아빠새 엄마새한테 달려가던 애교많은 개구쟁이 초롱이.


2022년 3월 오늘. 다른 식구보다 오직 아빠새만 쭉 좋아하고 짝사랑하던 착한 아가. 안녕. 미안해. 눈을 다 감지 못했는데, 뭔가 미련이 있던걸까. 제일 좋아하는 아빠새 얼굴 보여줬는데 혹시 그래서 눈을 다 못 감은거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도 지난주 이맘때는 몸무게가 60g이었는데 오늘 재보니 47g이다. 오빠새, 다른남자아가새와 같이 지내서, 가끔 다른아가들이랑 다투던게 힘들어서 이렇게 된걸까. 초롱이만을 위한 집이 따로 필요했던게 아닐까. 아니면 아빠새가 알통에 있었을때랑 다르게 다가가도 구박만해서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몸도 안 좋아진걸까. 아빠새 닮아서 우리집에서 제일 우량아에 먹기도 잘먹고 애교도 많았는데. 며칠전까지만해도 쾌활하던 아가인데. 옆에 털 골라주는 친구가 없어서 가시깃이 풍성해서 너무 귀엽고 사랑스런 아가인데. 못난 주인 만나서, 정말 너무 미안해. 하늘나라에서 잘생기고 자상한 친구들 만나서 예쁘게 털도 골라주고. 좋아하는 과일 곡식도 많이 먹고. 행복해야해.



일광욕 즐기던 공주님


가시깃이 듬성듬성, 아무도 털 골라주지않아서 덥수룩했지만. 우리 가족 눈에 그저 예쁘기만했어.



너무 힘들다. 방금 묻어주고 왔는데,

집안에 들어왔는데, 초롱이 빈자리가 너무 크다. 손에 아무것도 안 잡히고, 눈물만 나오고. 한숨만 나온다. 내가 대신 아팠으면.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한결 나았을텐데. 그런게 아니니까. 정말, 너무 미안하고, 너무...미안해, 초롱아. 우리집에 와줘서 너무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