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가을에 엄마아빠 손잡고 청계천 가서 멋모르고 새를 데려오게 됐음

학교 앞에서 병아리 파는거마냥 사각 아크릴통에 샛노란 골든체리들이 가득했는데, 그 중 혼자 색이 다른 체리블루가 있었어

난 그 체리블루를 선택했고 혼자면 쓸쓸할까봐 조류원 아저씨한테 '아무나 골라 주세요' 라 했지

아저씨가 골라준 골든체리는 한눈에 봐도 많이 작고 털도 적어보이고 색깔도 퍽퍽해보였지만 조류원 사장님은 단지 체리블루가 털을 부풀렸을 뿐이라며 나를 안심시켰어

그렇게 데려온 골든체리는 참 이상했어

아무리 털을 부풀려도 체리블루보다 작았고

눈은 적목현상 걸린 사진마냥 시뻘갰고

조금만 등을 들춰도 깃털 없는 맨살이 보였고

날개는 익?전증 있는것마냥 심하게 떨렸고

어느날 갑자기 발톱이 하나 빠져버리고

옆에서 봤을때 자기 짝에 비해 앉아있는게 이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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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볼때 거의 이정도로 차이가 났었음
뭔가 골격에 문제가 있던것 같다

조류원에서 엄청 약한 개체를 줬다는 의심이 들 정도였음

갑자기 발톱이 빠져 피를 흘릴땐 '얘가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했을 정도야

잔병치레가 많아 동물병원을 갔다왔는데 다행히도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는 없었고, 올해를 넘겨 10년 넘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었음


비록 나이를 먹어 그나마 풍성했던 얼굴 털조차 많이 잃었지만 그럼에도 나이에 비해 꽤 정정했어서 갑작스런 이별을 생각하지 못했어

어느날 새벽에 한번도 듣지 못한 꽥!! 소리가 났고 막 울어대는 모란앵무 소리가 들렸는데, 한심하게도 나는 별일 아니라 생각하고 그냥 잤었지

다음날 새장을 덮은 천을 치워주니 새장바닥에 뒤집어져서 죽어있었고, 일어나지 못하는 짝을 향해 체리블루가 옆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그 단발마가 조생 마지막 울음이였을텐데
내가 그 소리를 듣고 찾아갔다면 완전히 죽기전에 작별인사라도 해줬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

그렇게 10년넘게 키운 새를 묻고 남은 새와 살고 있어

남은 애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나 뭔가 달라졌어

그렇게 좋아하던 그네에도 다시는 올라가지 않고
더이상 횟대에서 꾸벅꾸벅 졸며 낮잠을 청하지도 않아

항상 모든걸 같이하던 짝이 없음을 표현은 못하지만 느끼고 있겠지

외롭지 않도록 집에 있는 날이면 열심히 놀아주고는 있지만, 짝이 없는 이 외로운 노鳥에게 충분한 위로가 될 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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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시간이 참 빠르고 짧았구나... 그렇게 느낌

아직도 방 청소하다 보면 노랗거나 빨간 털이 나오는데 그때마다 참 씁슬하네

사진이나마 많이 찍어둘걸.. 그렇지 못한게 후회돼

펫로스 안왔다고 생각했는데 핸드폰 사진 정리하다 찍어둔 사진을 보니 많이 울게 된다


몇년 뒤면 곧 남은 짝도 떠나가겠지만 후회없도록 잘 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