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제가 키우는 앵무새가 아팠던 약 한달 반동안 앵무새 관련 카페나 앵무새 커뮤니티에 많이 검색하며 도움을 받았기에 저도 조금이나마 같은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앵무들과 집사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여 글을 씁니다.


 제가 키우는 아이는 2017년 여름에 태어난 사랑앵무입니다. 이때까지 살면서 딱 한번 감기 걸린 것 외에는 정말 건강하고 활발하게 자라왔습니다. 할 줄 아는 말도 10가지 이상이 될 정도로 말도 잘하는 애교 많은 사랑앵무였어요.


 잘 지내는가 싶더니 2023년 2월 중순부터 갑작스럽게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증상은


- 숨쉴 때마다 몸에서 딱딱 소리가 남, 꼬리도 함께 흔들림

- 숨이 차서 그런지 잘 날지 않음, 가끔식 개구호흡

- 재채기를 하며 콧물을 튀김

- 식욕, 배변은 완전히 정상 / 몸무게 변화 X

- 원래처럼은 아니지만 나름 활발했음


이러했습니다. 증상들만 봐서는 당연히 기관지에 문제가 있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2월 20일에 덕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덕천 동물병원에서 진료 받았을 때는 기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이때는 엑스레이를 찍진 않아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소량의 항생제와 영양제를 일주일치 받아왔습니다.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 모두 친절하고 정말 좋았습니다!)


 일주일간 꾸준히 약을 먹이니 조금 괜찮아 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따뜻하게 해주고, 젖은 수건으로 습도도 맞춰주며 영양제를 꾸준히 급여했습니다.

 


 하지만 3월 중순부터 다시 급격히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평소에 시끄럽게 말하던 녀석이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하루종일 등에 얼굴을 묻은채 잠만 자더라고요. 2월과 같은 증상이 계속 되었지만 먹는 것과 응가는 너무 멀쩡했습니다. 몸무게 변화도 딱히 없고요•••

 


<3월 중순부터의 증상>

- 위에 적은 2월 증상과 동일

- 말을 하지 않음.

- 활동량이 거의 없음.

- 하루종일 눈을 감고 고개를 등에 박은 채로 잠만 잠.

- 털을 세우고 몸을 부풀리고 있음.


 그래서 오늘 3월 20일에 부산에 있는 다른 동물병원으로 가보았습니다. 서동 동물병원으로 갔는데, 가자마자 아이를 보더니 호흡 상태가 너무 안 좋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셨습니다. 상태가 워낙 안 좋기도 하고 작은 동물이다보니, 의사 선생님께서 엑스레이를 찍다가 흥분하거나 너무 놀라게 되면 안 좋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위험을 감안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찍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대기실에서 엑스레이 찍는 것을 기다리는데 참았던 눈물이 나더라고요. 혹시나 엑스레이를 찍다가 잘못되면 어쩌지.. 싶은 생각들을 하던 와중에 진료실로 다시 저를 부르셨습니다.


 당연히 폐나 기낭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폐는 깨끗하다는 말씀에 깜짝 놀랐습니다. 안심하던 와중에 엑스레이를 보여주시며 배에 종양이 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숨쉴 때마다 나는 딱딱 소리도 종양으로 인해 배가 눌려서 호흡을 힘들어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나서 제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는데 간호사분께서 말없이 휴지도 가져다 주시더라고요. 감사했습니다,,


 아무튼, 의사 선생님께서 배에 종양이 있는 상태이고 악성종양(암)일지 양성종양일지 조직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암이면 항암치료도 받을 수는 있지만.. 상태가 많이 안 좋고 너무 작은 동물이다보니 조직검사도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과 현재로선 치료법이나 약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정확한 기간은 모르지만 이제 얼마 못살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시한부 앵무새가 되었네요+


 처방 받은 약은 종양을 위한 약은 아니지만, 염증이 있을 때 쓰는 약이라도 처방해줄 수 있다고 하셔서 함께 받아 왔습니다. 초음파도 찍었는데 초음파 비용은 받지 않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친절하기도 하셨고 정확한 진단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눈물과 콧물 범벅이 된 채로 집까지 온 것 같네요.. 약 한달 반동안 계속 아파하던 아이가 무엇 때문에 아픈지 정확히 알게 되어서 속이 시원하면서도 씁쓸하네요. 보내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생명이란 영원하지 않으니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제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아이가 아프다면)호흡에 문제가 있어보여도 저희집 앵무새처럼 다른 곳이 아플 수도 있으니 엑스레이 한 번 찍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