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고 일어났을때는 멀쩡했는데 갑자기 씻고 다시 방에 들어오니까 얘가 바닥에서 앞으로 넘어진 상태로 몸을 못 가누더라


급하게 근처 동물병원 연락해서 당장 갈테니까 예약 잡아달라 하고 급하게 박스에 키친타올이랑 신문지 깔고 차에 실고 갔음


중간에 괜찮나 싶어서 살짝 몇 번씩 열어서 보는데 나를 그 때마다 계속 쳐다보더라고. 


불안해 하는가 싶어서 박스에 손 넣으니까 얌전히 내 손에 기대길래 꺼내서 내 손에서 올려놓으니까 얌전히 있더라고...


뭔가 나도 불안해서 계속 앵무 진정 시킬 겸 볼 긁어주고 머리 긁어주면서 두 손으로 조금이라도 춥지 말라고 감싸주고 있었는데


내 손에서 갑자기 발작하듯이 발버둥 치다가 급격하게 움직임이 멈추고 온기가 점점 사라지더라


이미 그 순간 나도 알아버렸지...얘가 이제 힘이 다 했구나 하고.. 


그래도 병원 도착하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넘겨드렸는데 내 손에서 이미 떠난 후였음.


x레이 찍고 겉으로 봤을때는 멀쩡해 보이는데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걸수도 있다. 그걸 굳이 알려면 부검을 해야한다해서 그냥 데리고 왔음.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해주시더라. 11년이면 정말 오래 산거고 평균적으로 7~8년이라고. 다음생에 연이 있으면 또 만날거라고.


물론 우리 앵무가 나이가 많으니까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이럴 줄은 몰랐음. 조금 더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내 손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갔었다면 좋겠다. 


13년도에 데려온 첫 앵무새였는데...이젠 앵무를 못 키울거같아. 키운다 하더라도 정말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럴 마음이 생길까 말까 싶네.


내가 부처든 신이든 종교적인건 안 믿는데 이번은 염치없게 신한테 좀 빌어보려고.


우리집 앵무 잘 지내라고 한 번만 기도해줘.